정국 차은우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방탄소년단 정국, 아스트로 차은우, 세븐틴 민규, NCT 재현. 출처|SNS 마리끌레르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방탄소년단 정국, 아스트로 차은우, NCT 재현, 세븐틴 민규(이상 23) 등 글로벌 한류스타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기고 이태원에 들른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4월말 5월초에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동안 이태원 클럽에서 퍼져나간 코로나19 확진자는 18일 기준 전국 170명,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검사를 받은 이들만 6만5000명을 넘어섰다.

안정세에 접어들었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다시 두 자릿수로 치솟으며 사람들이 느꼈던 심리적 스트레스는 상당했다.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뼈를 깎는 희생과 많은 이들의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켜온 방역망이 너무도 허무하게 무너져 버렸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유명 아이돌 스타들이 넷씩이나 이태원에서 모임을 가졌다는 건 어처구니 없는 행동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들은 앞서 한 차례 관련 루머가 퍼졌을 때는 ‘모르쇠’로 일관하다 증거가 나오고 나서야 고개를 숙였다.

사과의 방식도 한심했다. 미성년자도 아닌 이들의 행동을 사과한 건 소속사였다. 통상 소속사가 공식입장의 형식을 취하더라도 당사자의 직접적인 사과를 추가하거나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는 방식도 있다. 하지만 소속사의 공식입장이 나온 뒤 직접 팬들에게 사과문을 올린 건 NCT 재현이 유일하다.

과연 이들이 진심으로 관련 사태를 반성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4월25~26일 서울 이태원의 음식점 및 주점을 방문했고, 이후 지난 7일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자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태원 클럽 관련 초발환자인 용인 66번째 환자의 출연 이후 집단감염이 알려지긴 했지만, 방역당국은 최초의 감염은 그보다 훨씬 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들이 이태원을 방문한 시기가 소속사의 주장처럼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한 시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18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4월 말에 초기 환자들의 모임을 통해 감염됐고, 그 이후에 이태원의 유흥업소를 통해 조금 더 확산하지 않았을까 현재까지로는 이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스트로 차은우, NCT 재현 등은 이태원을 방문한 뒤 코로나19 잠복기 가능성이 높은 4월말 5월초에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나가 자칫 또 다른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

물론 이들이 이같은 위험을 상상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누구나 코로나19의 감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왔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 스타들의 이런 무책임한 행동을 용인하는 건 어긋난 팬심이기도 하다. 이들을 둘러싼 공고한 팬덤은 벌써 면죄부를 주고 “제발 우리 OO이 힘들지 않으면 좋겠다” “슬퍼하지마. 늘 OO이 곁에 있을게” “많이 울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스타를 걱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과연 내 아티스트를 두둔하는 것만이 답일까. 큰 사랑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수많은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이번 사건을 이들이 무겁게 받아들일 수록 더 좋은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