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인턴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꼰대인턴’ 박해진과 김응수가 역전된 관계로 5년 만에 재회했다.

20일 방송된 MBC 수목극 ‘꼰대인턴’ 1, 2회에서는 가열찬(박해진 분)과 이만식(김응수 분)의 질긴 인연, 그 시작이 그려졌다.

2015년 라면회사 옹골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만식은 ‘꼰대’ 중의 ‘꼰대’였다. 그는 출근길 노약자석에 앉은 청년을 보고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하라고 강요했고, 자신도 사정이 있다며 곤란해했던 청년은 결국 빈혈로 인해 실신하고 말았다. 이만식은 주변의 비난을 받았지만 도리어 젊은 나이에 빈혈을 앓는 청년을 원망했다.

회사에서도 이만식의 만행은 계속됐다. 그는 인턴 가열찬을 무시하며 괴롭혔다. 가열찬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주는 직원에게는 “너 쟤랑 무슨 사이냐”면서 말도 안되는 논리로 몰아갔다. 심지어 가열찬이 제출한 아이디어를 자신이 제출한 것이라며 우기기에 이르렀다. 라면에 대한 열정으로 이만식의 괴롭힘을 견디고 있었던 가열찬이었지만 회사 밖에서는 그 역시도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괜히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나도 잘 할 수 있는데 왜 기회를 안 주냐고”라며 괴로워했다.

이만식은 가열찬에게 할 일이 생겼다며 일을 줬지만 “널 위해서 시킨 것이다. 상사 마음 편하게 해주는 것이 네 일이지. 다른게 네 일이냐”며 자신의 집에 가 아들의 집 모형을 만들어주는 일을 시켰다. 이만식의 집안일을 마친 가열찬은 첫 끼니로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으려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이만식은 자사 소머리곰탕면이 레시피를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소머리국밥집 사장에게 가라는 미션을 전했다. 결국 가열찬은 라면 한 젓가락 먹지 못하고 떠났다.

소머리국밥집 사장은 자살을 시도했지만 이를 본 가열찬이 그를 말렸다. 가열찬은 그가 심상치 않다며 이만식에게 전화를 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회사 선배에게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무시했다. 소머리국밥집 사장은 가열찬에게 국밥을 해줬고, 가열찬은 “사장님 안 좋은 생각 하지 마십시오”라 인사했지만 결국 사장은 세상을 떠났다.

도리어 가열찬은 인사위원회에서 “심각한 상황이면 상사에게 보고하는 것이 맞는게 아니냐”는 말을 들었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쉽지 않았다. 인사위원회에서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라면 인턴을 보냈겠냐”며 가열찬의 선배도 그가 사건의 위중함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궁지에 몰린 가열찬은 결국 “잘못했다”고 말했고, 회사에서는 이를 가열찬의 잘못으로 마무리했다.

이만식은 가열찬에게 소머리국밥집 사장에 대해 “회장님의 30년 단골이 맞고, 농담처럼 국밥 비법을 팔라고 했던 것은 맞다. 근데 국밥 안 먹어봤냐. 늙어서 맛탱이가 간 것이다. 때마침 소머리곰탄면이 나오니 이거다 싶었다. 자기가 쓸모 없는 놈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라 말했다.

가열찬은 “레시피 공책은 어딨냐. 부장님이 훔쳐가셨다면서요”라 맞섰다. 소머리국밥집 사장은 가열찬에게 이만식이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레시피 공책을 가져갔다고 말한 것. 이만식은 잡아뗐고, 회사에 가열찬이 비밀을 알게 됐다고 보고했다. 회사에서는 시끄러워지면 좋을 것이 없다며 이만식에게 알아서 처리하기를 명령했다.

이만식의 괴롭힘은 더욱 심해졌다. 가열찬의 보고서는 제대로 보지도 않고 “다시”를 연발했으며 “너는 그냥 아무 것도 하지 마라”며 보고서를 찢었다. 이어 팀원들이 보는 앞에서 “나는 아무 것도 안 한다. 그게 팀에 도움을 주는 일이다. 나는 아무 것도 안하고 월급만 축내다가 어느 날 존재감 없이 사라진다”는 말을 복창하라 시켰다. 가열찬은 복창을 하다 마지막 문장에 끝내 고개를 떨구었다.

이만식은 가열찬이 회식에 오자 “너 아직도 안 그만뒀냐.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오냐”며 음식을 던지며 욕설을 했다. 죄송하다는 가열찬의 말에도 “뭐가 죄송한데. 나 저것 목소리도 듣기 싫다”며 음식을 계속해 던졌다. 그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가열찬의 어머니는 이를 보고 눈물을 훔쳤고, 가열찬 역시 괴로워했다. 분노한 가열찬은 이만식의 서랍을 뒤지며 소머리국밥집 사장의 레시피 공책을 찾았지만 이는 나오지 않았다. 가열찬이 작성한 ‘이만식 부장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사내 전체 메일도 이를 본 다른 팀원이 이만식에게 제보하고, 금방 지워지고 말았다.

이만식은 가열찬의 고시원을 찾아가 그에게 주먹을 날렸다. 가열찬은 “나한테 왜 이러냐”고 말했고, 이만식은 “말을 안 듣잖아. 가만히 있으라는데 징글징글하게 말을 안 듣잖아. 네가 뭘 알아? 네까짓게 뭘 안다고 까불어”라 외쳤다. 다음날 가열찬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가열찬은 괴로워했지만 이만식은 승진을 하며 승승장구했다.

결국 한강을 찾은 가열찬은 나쁜 생각도 했지만 “잘 했다. 네 몸에 안 맞는 회사면 그만둘 수 있지. 회사건 나발이고 엄마는 네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 나쁜 생각하면 안된다”는 어머니의 메시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가열찬은 “살아남아서 세상에 보여줄 겁니다. 나도 쓸모 있는 인간이란걸”이라 굳은 다짐을 했다.

꼰대인턴1

5년이 지났다. 가열찬은 준수식품에서 화제의 핫닭면을 만들어 부장이 됐고, 2억불 수출에 직접적 공로를 세워 대통령상을 받았다. 여기에 멋진 상사로 거듭났다. 그는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라며 낮에 회식을 진행했고, 오후 6시에는 알람을 맞춰 바로 모든 팀원을 퇴근하게 했다. 진정한 ‘워라밸 요정’이었다.

삶 역시 180도 달라졌다. 고시원에서 살았던 가열찬은 고급 아파트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반신욕을 하고 “오늘도 직원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챙겼군”이라며 흡족해했다.

이만식도 달라진 삶을 맞이하게 됐다. 그는 사실상 좌천인 지방발령을 받게 됐고 “옹골이 잘된게 누구 때문인데”라며 억울해했다. 부사장에게도 “아이 낳을 때 한 번도 옆에 있어준 적이 없다. 어머니 임종도 못지켰다. 회사에 미쳐 살았는데 이제와서 그만두라면 나보고 어떡하라고”라며 외쳤지만 여의치 않았다. 갈 곳은 많다며 호언장담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그를 부르는 곳은 없었고 일자리 상담창구에 찾아갔지만 여전히 높은 눈은 어쩔 수 없었다. 경쟁을 뚫고 경비원이 됐지만 고된 일은 맞지 않았다. 라면 포장지를 보며 눈물을 흘린 이만식이었다.

가열찬의 성공은 계속됐다. 유창한 외국어와 능력으로 인도 시장까지 공략하게 됐고, 인도 측의 요청으로 핫닭면 인도 광고 모델로도 등극했다. 이 광고는 전세계에 온에어되며 인기를 얻었다. 준수식품 회장 남궁표(고인범 분)는 “어디서 이런 놈이 나왔냐. 가열찬이 내 아들이었으면 얼마나 좋냐”고 칭찬했다. 그러나 남궁표의 아들 남궁준수(박기웅 분)는 못마땅해했다. 남궁준수는 본부장 안상종(손종학 분)에게 가열찬의 뒷조사를 시켰지만 나오는 것은 없었다.

안상종은 우연히 식당에서 가열찬의 인도 광고를 보고 “얘 우리 회사 인턴이었는데”라는 말을 듣게 돼 그가 옹골의 인턴이었지만 이를 감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남궁준수는 “감 왔다”며 흡족해했다.

가열찬의 팀에는 새로운 인턴들이 들어왔다. 패기 넘치는 이태리(한지은 분), 수줍음 많은 주윤수(노종현 분) 그리고 안상종의 연락을 받고 시니어 인턴이 된 이만식이었다. 가열찬은 이만식을 보고 “부장님이 여길 어떻게”라며 경악했다. 이만식은 가열찬을 기억하지 못하다가, 끝내 그의 존재를 깨닫고 “너?”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첫 방송된 ‘꼰대인턴’은 기존 오피스 드라마와는 다르게 ‘갑을 체인지’라는 소재로 흥미를 자아냈다. 가열찬의 애잔한 과거가 공개되며 많은 ‘미생’들의 공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부당한 처우를 당하더라도 부모님의 기대, 금전적인 문제 등 현실적인 요소로 인해 사직서를 감춰야 하는 현실 직장인들의 애환을 리얼하게 담아냈다. 풀죽은 모습부터 인생의 위기를 딛고 이겨내 모두가 꿈꾸는 성공의 상황을 맞이한 박해진의 연기는 공감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코믹 장르답게 유쾌함도 더했다. 가열찬이 출연한 인도 핫닭면 광고나 이만식의 경비원 시험에서 올림픽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 등 적재적소에 CG가 사용돼 웃음을 자아냈다. 이만식 역의 김응수는 ‘전성기’를 맞은 만큼 코믹하고 리얼한 연기를 선사했다.

예고편을 통해 3회부터는 가열찬과 이만식의 본격적인 관계 역전이 예고되며 더욱 흥미를 높였다. 누구나 상상은 하지만, 상상에 그쳤던 이야기가 펼쳐지며 유쾌, 통쾌한 힐링을 줄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한편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의 통쾌한 갑을체인지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 일터 사수기를 그린 코믹 오피스 드라마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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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