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살아있다 유아인과 박신혜, 지친 몸과 마음에 작은 즐거움을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현실적인 공포를 자극할 색다른 좀비물이 찾아온다.

‘#살아있다’(조일형 감독)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유아인은 하루아침에 혼자가 된 영문 모를 현실 속 절박한 준우로, 박신혜는 침착하고 대범하게 자신의 생존 전략을 계획해 나가는 유빈을 연기한다.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살아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 가장 일상적인 공간인 아파트에서 생존해야 하는 상황 속 현실감 넘치는 긴장감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명확히 좀비라고 명칭하진 않았지만 영화 속 등장하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은 좀비와 닮아있다. 이들의 공격 속에서 드론, 휴대폰 등의 디지털 기기부터 손도끼, 무전기 등 아날로그 물건들을 활용하여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아인과 박신혜의 처절한 연기가 몰입도를 높였다.

‘#살아있다’를 통해 첫 호흡을 맞추는 유아인과 박신혜는 특별한 생존 케미를 완성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호흡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신혜는 “실제로 마주보고 촬영하는 기회가 적었다. 과연 주고받는 호흡이 어색하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제가 아이디어를 내고 하고 싶은걸 의견을 냈을 때 유아인 씨가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주시면서도 더 발전할 수 있게 이야기를 해줬다. 혹은 과해 보이진 않을까 했던 부분이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충족된 거 같다”고 말했고, 유아인 역시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토론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이 컸다”고 덧붙였다.

유일한 생존자 준우 역의 유아인은 개성 넘치는 외적인 스타일 변신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아인은 정체불명의 존재들을 피해 달리고, 아파트 난간에 매달리는 등 온몸을 던지는 연기를 펼쳤다. 극중 유아인은 준우가 겪는 불안과 공포심을 밀도 깊은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유아인은 “유아인의 강렬한 느낌보다 옆집 청년같은 모습을 그려내려 노력했다. 코믹적인 느낌도 있었다. 그에 반해 일상적인 톤의 흐름 속에서 포인트가 돼 줘야 하는 지점에 있어서 강렬한 감정선을 드러내며 인물의 풍성함을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연기 소감을 말했다.

[포토]#살아있다 유아인과 박신혜, 여유있는 시사회 무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장르물에 도전한 유아인은 “코로나19 시국을 살고 있는 배우로서 그리고 많은 분들이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 영화가 생존과 고립에 대한 영화이고 다른 사람과의 만남, 자유에 대한 갈망이 뒤섞인 영화이다보니 지금 시국에 대한 생각이 공교롭게도 드시게 된 거 같다”며 “많은 분들의 공감을 가져갈 수 있는 지점이 생긴 거 같다. 영화의 본질적인 것 외에 사회적으로 가지는 음영같은 성질이 있는 거 같다. 한편으로는 흥미롭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극장에서 그나마 조금 답답함을 해소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신혜는 아이스픽, 손도끼 등의 다양한 도구 활용은 물론 와이어 연기까지도 대부분 직접 소화했다. 박신혜는 “한동안 ‘워킹데드’에 빠져있었는데, 인물들이 공간을 이동해가면서 그 공간 속 물건들을 사용해 생존해가는 모습을 자세히 보게 됐다”며 “그간 밝고 긍정적인 역할을 주로 맡았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현실 상황 속에서 넘어지고 쓰러지는 거에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달랐다고 생각한다. 기존엔 함께, 다같이 행복하자였다면 이번 영화에선 ‘나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메시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살아있다’는 아파트에 들이닥친 좀비물이란 점에서 영화적 긴장감과 현실적 공감대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킹덤’ 등을 통해 K-좀비물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 높아졌다. 기존 좀비물과 차별점에 대해 조일형 감독은 ‘감정의 공유’를 꼽았다. 조 감독은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이 부분을 가깝고 현실적으로 공유하는 지점에 대해 차별화를 두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라는 공간 설정에 대해서도 “공간이란 점이 약점이자 장점이라 생각했다. 개방된 장소일 수도 혹은 닫혀있는 장소일 수 있는 아파트라는 장소가 오락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복도, 계단, 옥상 등을 통해 다이나믹한 촬영이 가능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살아있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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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