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화천정산고 문하연, 슈팅!
화천정산고 문하연이 18일 경남 창녕스포츠파크에서 진행된 ‘제28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에서 인천디자인고를 맞아 슈팅을 시도하고있다. 2020.08.18. 창녕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창녕=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아픔을 겪은 강원 화천정산고는 더 단단해졌다. 어려운 환경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한다는 의지는 어떤 팀보다 강하다.

화천정산고는 18일 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인천 디자인고와의 제28회 여왕기 전국여자 축구대회 8강전에서 2-0 승리했다. 화천정산고는 전반 5분 김명진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고, 19분 이유정이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후반에도 경기를 지배한 끝에 무실점 승리하며 준결승에 안착했다.

화천정산고는 여자축구의 전통의 강호로 매번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팀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결승에서 무릎을 꿇었다. 2018년에는 울산 현대고, 지난해에는 서울 동산정산고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좋은 경기를 하고도 우승 트로피를 마지막에 들지 못해 울음을 삼켜야 했다. 올해야 말로 챔피언에 등극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이유다.

지난해 큰 상처를 입은 것도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된다. 화천정산고는 해체 위기의 불안감 속에 연말을 보냈다. 학교의 일방적 해체 통보로 팀이 공중분해 될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해체 위기는 면했지만 신입생을 받지 못했고, 일부 선수들은 전학을 가면서 선수 숫자가 부족해졌다. 이번 대회에 14명으로 참가할 정도로 사정이 나쁘다. 대회 기간 내내 창녕은 낮기온이 35℃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저녁 경기로 진행돼 체력 안배를 한다 해도 물리적으로 화천정산고는 불리한 조건에서 싸워야 한다. 준결승에 오른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다.

쉽지 않은 일정을 이어가고 있지만 화천정산고는 여기서 레이스를 멈출 생각이 없다. 김유미 화천정산고 감독은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선수들도 기억하고 있다. 분명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수들이 잘 이겨낼 것이라 생각한다. 끝까지 올라가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지난해 결승전에 출전해 준우승의 아픔을 기억하는 이유정은 “지난해 정말 아쉬웠다. 잘 싸우고 패한 기억이 난다. 올해에는 같은 아픔을 겪고 싶지 않다. 결승까지 올라가 이기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준결승 상대는 경북 포항여전이다. 선수 구성이 좋고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나가는 짜임새가 있는 강팀으로 만만치 않은 경기가 될 전망이다. 고등부 관계자들은 포항여전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으면서도 화천정산고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김 감독은 “포항여전이 강한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도 자신감 있게 부딪힐 것이다. 우리가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준결승에서도 골을 내주지 않고 승리해 결승에 가고 싶다. 무실점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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