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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마블의 인기 시리즈 영화 ‘블랙팬서(2018)’의 주인공 채드윅 보스만(43)이 28일(현지시간) 4년여간의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가운데, 생전 그와 인연을 맺었던 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했다.
마블 스튜디오 최초의 흑인 주연 영화 ‘블랙팬서’의 주인공으로 와칸다 국왕 티찰라 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해낸 보스만은 글로벌 스타로 떠올랐다.
‘블랙팬서’는 “흑인 주연 영화는 흥행이 되지 않는다”는 할리우드의 속설을 깨고 전세계적으로 무려 13억 달러(1조5379억원)의 흥행수익을 올렸으며, 지난해 2월 제91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는 슈퍼 히어로 영화로는 최초로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영예를 누렸다. ‘블랙팬서’는 당시 미술상, 의상상, 음악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마블 스튜디오의 사장이자 크리에이티브책임자 케빈 파이기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그는 우리의 티찰라, 우리의 블랙팬서,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친구였다. 세트장에 설 때 마다 카리스마와 기쁨을 발산했고, 화면에 나올 때마다 정말 지울 수 없는 무언가를 창조했다. 마블 스튜디오 가족은 그의 상실을 깊이 슬퍼하고 있다”라며 애도를 전했다.
보스만은 영화 ‘42(2013)’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인종차별을 딛고 자신의 등번호 42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긴 NBA의 전설 재키 로빈슨의 삶을 연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보스만이 세상을 떠난 8월28일은 올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임의로 지정한 ‘재키 로빈슨 데이’이기도 하다. 재키 로빈슨 데이는 매해 4월15일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연기돼 날짜를 이전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바이든은 “보스만의 진정한 힘은 우리가 스크린에서 봤던 그 어떤 것보다 더 컸다. 블랙팬서부터 재키 로빈슨까지 그는 많은 세대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고, 그들이 원하면 슈퍼 히어로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인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도 “마음이 아프다. 나의 친구, 내 동료 보스만은 멋지고, 친절하고, 박식하며 겸손했다.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삶은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깊은 애도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월트디즈니의 회장인 로버트 아이거 역시 “보스만을 잃은 비극에 마음이 아프다. 비범한 재능, 그리고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온화하고 베푸는 영혼을 가진 사람 중 한명이었다. 그는 전형성을 탈피해 블랙 팬서라는 역할에 엄청난 힘과 위엄, 그리고 깊이를 표현해냈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편 보스만은 지난 2016년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고, 지난 4년간 수술과 치료를 병행해 왔으나 결국 병마에 무릎을 꿇었다.
보스만의 유족은 공식 SNS를 통해 “블랙팬서를 통해 와칸다 국왕 티찰라 왕 역을 맡은 것은 그의 배우 인생에서 큰 영광이었다. 그는 아내와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28일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 많은 분들의 사랑과 기도에 감사드린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