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 ‘아무리 메이저리그라도 나보다는 자식이 소중’.

마이애미 말린스 유격수 에디 알바레즈(30)가 지난 8월5일 볼티모어 오리올즈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뷰전을 했을 때 큰 화제를 낳았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때 미국 쇼트트랙 대표선수로 출전, 5천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아주 독특한 경력때문 이었다. 1백년이 넘는 메이저리그사에서 야구가 아닌 종목에서 올림픽을 출전했던 경력을 가진 선수는 짐 소프(육상 5종경기, 1912년)에 이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바늘구멍보다 더 어려운 기회를 잡았던 알바레즈가 최근 리그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아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구단 계시판에는 부상자 리스트에 올라 있었으나 최근 휴가가 끝나면서 구단 계시판에는 알바레즈가 출산휴가에서 돌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그의 아내가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이 실렸다.

문화적 차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아내의 출산에도 팀의 성적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이 오히려 화제가 된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이 시즌 도중 아내의 출산 때 휴가를 신청해 고개를 갸우뚱 했던 기억도 새롭다.

‘스포츠 천국’ 미국에서는 가끔 2~3개 종목을 넘나드는 스타가 탄생한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이 된 마이클 조던도 은퇴 후 한때 메이저리그 입성을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 보 잭슨, 디온 샌더스 등은 야구와 풋볼을 오가며 스타로 활약했다. 야구, 미식축구, 농구처럼 뛰고, 던지는 유사함이 있는 종목에서는 그런 선수가 있었지만 완전히 속성이 다른 종목에서 최상의 리그에서 뛰는 것은 쉽지 않다. 쇼트트랙과 야구가 비슷한 점은 얼음판과 그라운드를 오로지 왼쪽으로만 돌아 뛴다는 것이다.

알바레즈는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11경기를 뛰어 34타수 7안타(0.206)를 기록 중이다.

알바레즈는 빙판에서 자주 넘어졌던 부상 이력으로 야구에서도 부상자 리스트에 자주 이름을 올리고 있다. 쇼트트랙 선수로서도 부상 때문에 한때 은퇴를 생각했다가 동료들의 권유로 재활에 성공하면서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알바레즈는 “쇼트트랙 계주를 하면서 책임감과 팀웍을 배웠다”고 한다.

단 매팅리코치는 “그는 공을 칠 줄 안다. 스윙 폼도 좋고 똑독하고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지도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어느날 그가 한국프로야구에도 등장할 지 모른다. 쇼트트랙의 왕국이니까.

sungbaseba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