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노박 조코비치의 폭발적인 포핸드스트로크. 로마/AF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이른바 ‘빅3’(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의 ‘빅타이틀’ 경쟁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셋의 나이 차이는 다소 있지만, 과연 누가 당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로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 그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마스터스 1000 시리즈) 남자단식 결승에서 170㎝의 ‘작은 거인’ 디에고 슈와르츠만(28·세계 15위·아르헨티나)을 세트스코어 2-0(7-5 6-3)으로 물리치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로서는 이 대회 5년 만이자 개인통산 10번 정상 등극이다. 2015년 이후 노박조코비치는 3차례 더 이 대회 결승에 올랐으나 앤디 머리(2016년), 알렉산더 츠베레프(2017년), 라파엘 나달(2019년)에 잇따라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조코비치는 이번 정상등극으로 ‘마스터스 1000 시리즈 36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하나 더 쌓았다. 나란히 35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던 세계 2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을 넘어서며 이 부문 최다우승 기록까지 세운 것이다. 4대 그랜드슬램대회 바로 아래 등급의 대회인 마스터스 1000 시리즈는 1년에 9번 열리는 초특급대회로 우승이 쉽지 않다.

조코비치는 마스터스 1000 시리즈에서 마이애미 대회 6회, 인디언웰스·파리·로마 대회 각각 5회, 캐나다·상하이 대회 각각 4회, 마드리드 대회 3회, 신시내티·몬테카를로 대회 각각 2회 등 전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가히 눈부신 성과다. 세계 4위 로저 페더러(39·스위스)는 28회 우승 기록을 보유해 빅3 중 3위에 처져 있다. 일단 조코비치가 이 부문에선 우위를 점한 형국이다. 세계랭킹도 올해 2월3일부터 조코비치가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4대 그랜드슬램대회에선 페더러가 20회로 역대 최다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나달이 19회로 그의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최근 US오픈에서 승승장구하다 어이없게도 여성 선심의 목을 공으로 때리게 된 비신사적 행위로 실격패를 당한 조코비치는 17회다. US오픈 우승을 놓친 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조코비치다. 페더러의 은퇴가 몇년 남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나달이나 조코비치가 그랜드슬램대회 최다우승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27일 개막하는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은 그래서 나달과 조코비치한테 중요하다.

왕년의 스타 가운데 피트 샘프라스(미국)나 앤드리 애거시(미국) 같은 레전드도 그랜드슬램대회 남자단식 우승이 각각 14회와 8회인 점을 감안하면 빅3의 우승 횟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경이롭다. 한 시즌 정규투어를 결산하는 성격의 대회인 ATP 투어 파이널스에서는 페더러가 6회, 조코비치가 5회 우승했다. 나달은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1990년 이래 4대 그랜드슬램대회와 ATP 투어 파이널스, 마스터스 1000 시리즈 등 3개 빅타이틀 부문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선수는 58회의 조코비치다. 2위는 55회인 나달, 3위는 54회의 페더러다. 여기서도 조코비치가 우위다. 샘프라스는 30회, 애거시는 27회로 빅3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다. ATP 투어 통산 우승은 페더러(103회), 나달(85회), 조코비치(81회) 순이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