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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인천현대제철의 8연패를 막지 못한 경주한수원의 송주희 감독이 아쉬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이야기했다.
송 감독이 이끄는 경주한수원은 16일 인천 남동구장에서 열린 인천현대제철과의 2020 W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0-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우승이었는데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경기 후 송 감독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경기에서 이기면 선수 덕, 패하면 감독 탓이다. 제가 부족해서 졌다. 패배를 인정한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라는 소감을 이야기했다. 그는 “돌아보면 미안한 것들이 많다. 제가 능력이 더 좋았다면 우승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고 싶었는데 감독이 부족해 준우승했다. 또 모든 선수들이 함께 준비했는데 경기에 모든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은 아니다.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라고 덧붙였다.
준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경주한수원은 올해 인천현대제철의 독주를 막은 건강한 경쟁자였다. 정규리그 세 번의 맞대결에서 2승1무로 우위를 점했고, 승점 1 차이로 2위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는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내내 몰아부치며 우세한 경기를 했다. 송 감독은 “그 부분이 아쉽다. 충분히 해낼 수 있었는데 못한 점이 계속 기억날 것 같다. 오늘도 전반에 한 골만 넣었다면 이겼을 텐데 정말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결국 그 차이가 아닌가 싶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지만 경주한수원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송 감독은 “후회는 없다. 돌아보면 행복하고 즐거운 시즌이었다. 우리 선수들이 슬프겠지만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충분히 그래도 된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고, 여기까지 잘 달려왔다”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송 감독도 올해 경주한수원과 함께 도약했다. 선수들에게도, 지도자에게도 유익한 시즌이었다. “부임하면서 팀을 건강하게 만들고 싶었다. 치열한 내부 경쟁과 수준 높은 트레이닝 시스템, 긍정적인 분위기를 심어주고 싶었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고, 시간이 갈수록 팀이 단단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잘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이제 송 감독의 시선은 2021년으로 향한다. 올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다음 시즌에는 반드시 털겠다는 각오다. 송 감독은 “아쉬움은 오늘까지다. 저도 개인적으로 많이 배운 시즌이었다. 다음해에는 더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패배의 아픔이 선수에게도, 저에게도 큰 교훈이 될 것이다. 이런 경험도 있어야 우승할 수 있는 것 같다.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팀이 돼 돌아오겠다. 오늘의 아픔을 기억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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