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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최가은(가운데). 제공 | 한국배구연맹

[수원=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김)희진 언니가 블로킹은 잘했대요.”

IBK기업은행 2년 차 센터 최가은(19)은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의 3연승 발판을 놨다. 그는 지난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IBK기업은행 지명을 받았다. 데뷔시즌이던 작년에는 5경기에 출전해, 12득점에 그쳤다. 올시즌에도 지난달 KGC인삼공사전에서 한 세트를 뛴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주포이자 주장인 김희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기회를 잡았고, 자신의 진가를 그대로 발휘했다.

최가은은 이날 1세트 후반부터 투입돼 블로킹 3개 포함, 7득점을 올렸다.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한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의 중앙 공격을 틀어막으며 내리 3세트를 따내, 승점 3을 추가했다. 최가은은 4세트 24-17에서는 경기를 매조 짓는 블로킹을 해내고 기뻐하기도 했다. 그는 “부담이 됐는데 언니들이 옆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생각보다 잘 풀렸다.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결장한 김희진과 나눈 대화도 언급했다. 그는 “경기 전에는 자신 있게 하라고 했고, 끝나고 나서는 다른 거 몰라도 블로킹은 잘했다고 칭찬해줬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우재 감독도 경기 후 “훈련은 꾸준히 했고, 현대건설이 워낙 높이가 높은 팀이다. (최)가은이 높이가 괜찮아서 투입했는데 기특할 정도로 잘해줬다”며 그의 공을 높게 샀다. 적장인 이도희 감독도 “최가은이 들어와서 블로킹 잘해준 거 같다. 빠져나가는 공이 걸린 것도 있다. (선수들이) 조금 당황했던 거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정작 최가은은 “엄청 떨리지는 않았는데 어리바리한 모습을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도 “사실 경기 순간순간이 다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최가은은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 앞에서도 제 몫을 다해냈다. 공교롭게도 지난시즌 데뷔전 상대도 현대건설이었다. 그는 “(효진)언니가 각이 깊다. 블로킹할 때 손에도 안 닿고 공이 빠질 때마다 잘한다고 느꼈다.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코치님께서 센터 활용 많은 팀이니까 코스대로 손을 벌리라는 주문을 받아서 신경을 썼다. 어떻게 (블로킹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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