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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경기력이 나빠도, 외국인 선수가 없어도 핑계를 대지 않는다. 대한항공이 강팀인 이유다.
대한항공은 9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셧아웃 승리로 3연승을 내달렸다. 대한항공(10승4패·승점 28)은 KB손해보험(10승4패·승점 28)과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세트 득실률에서 앞서 선두 자리로 올라섰다. 삼각편대 정지석(14득점)~곽승석(13득점)~임동혁(12득점)이 고른 득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승리했지만 내용이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범실이 22개나 나왔다. 임동혁은 12득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이 33.33%밖에 되지 않았다. 에이스 정지석도 삼성화재의 강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렸다. 이날 리시브 효율이 18.75%에 그쳤다. 하지만 적장 고희진 감독의 말대로 20점 이후 승부에서 대한항공이 우위에 섰다. 대한항공은 20점 이후 뛰어난 집중력으로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경기 후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확실한 건 대한항공의 베스트 경기가 아니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범실이 많았고, 공격에서 고전하는 모습이 나왔다”면서 “그래도 세트를 거듭할수록 범실이 줄었고, 중요한 순간에 큰 차이를 만들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경기력이 이렇게까지 떨어질지 몰랐는데 승리한 건 만족한다”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10일 동안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 더해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비예나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그럼에도 잘 버텨내고 있다. 3연승을 포함해, 지난달 19일 삼성화재전까지 대한항공은 비예나 없이도 4경기에서 승리했다. 대한항공 주전 세터 한선수는 “비예나가 빠져있기 때문에 힘든 상황인 건 맞다. 그런데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선수들이 다 힘들 거라 생각한다. 힘든 거에 지면 안 된다.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고 지금 분위기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산틸리 감독도 “비예나 없이 승리하고 있는 건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팀의 조건 중 하나는 어떤 위기 속에서도 승리하는 데 있다. “비예나의 결장이 핑계가 돼서는 안 된다”는 산틸리 감독의 말처럼 대한항공은 악재 속에서도 핑계 없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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