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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3년 7개월 만에 울산 현대 지휘봉을 잡고 현장에 복귀하는 홍명보 감독의 데뷔 무대는 국내가 아닌 국제무대다. 지난달 울산이 8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를 제패하면서 현지시간으로 오는 2월1~11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이 대회는 6개 대륙 클럽대항전 챔피언과 개최국 1부 리그 우승팀 등 7개 팀이 출전한다. 참가가 확정된 팀은 울산을 비롯해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아프리카의 알 아흘리(이집트), 북중미의 티그레스(멕시코), 오세아니아의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 카타르 스타스리그 챔프 알 두하일이다. 남미 대표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가 끝나는 30일 결정된다.

영광스러운 무대이나 홍 감독 체제에서 선수단 개편 작업에 들어간 울산은 고민이 짙다. 애초 이 대회는 지난해 12월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로 해가 바뀌어 2월로 미뤄졌다. 울산으로서는 카타르로 장거리 원정을 떠났다가 귀국해 2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3월 초 예정 중인 K리그1 새 시즌 개막까지 준비 작업에 혼선이 발생한다.

울산 선수단은 지난달 카타르에서 열린 ACL 우승 이후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3일 0시를 기준으로 해제됐다. 카타르를 다녀온 선수단과 스태프 모두 건강한 상태이지만 한 달간 ACL이라는 큰 대회를 소화했을뿐더러, 답답한 격리 생활로 정신적 피로가 크다. 홍 감독은 오는 7일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단 상견례를 할 예정이나, 타 팀과 다르게 곧바로 훈련에 돌입하지 않는다. 울산 관계자는 “선수들이 지난해 너무나 긴 시즌을 소화했다. 비시즌 가족이나 친구도 만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재충전을 해야 하는데 격리 생활로 그러지 못했다”며 “홍 감독은 며칠이라도 선수들이 힐링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
울산현대 홍명보 신임감독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울산은 13일부터 경남 통영에서 새 시즌 대비 동계전지훈련에 들어간다. 하지만 새 감독 체제에서 디테일을 입히기엔 여유가 없는 편이다. 클럽월드컵 출전으로 울산은 25~26일께 훈련을 종료하고, 짧은 휴식을 한 뒤 29일 카타르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문제는 클럽월드컵 일정을 마치고서다. 울산이 6강에서 탈락해 5~6위전을 치르는 등 최소 일정으로 따진다고 해도 내달 8일에 귀국한다. 결승에 오르면 12일 한국땅을 밟는다. 이후 2주 자가격리에 다시 돌입해야 하는데 최장 25일까지 활동이 중지되는 셈이다. 울산 관계자는 “구체적인 경기 일정이 발표된 건 아니지만 격리 이후 몸을 끌어올리는 시간은 주어져야 할 것 같다. 리그가 3월 초에 개막하면 다시 훈련할 기간이 일주일밖에 안돼서 자칫 부상 등 우려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격리가 없다면 클럽월드컵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에 좋은 경험의 장이자 실전 경기력을 쌓는 무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점은 부정적인 여파가 더 클 수 있다는 얘기다.

프로축구연맹은 1월 둘째 주 또는 셋째 주에 확정 일정을 발표한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울산이 클럽월드컵에서 최대한 올라간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귀국 이후 훈련 시간을 어느 정도 보장하는 선에서 일정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훈련 보장 일수를 언급하진 않았다. 그저 클럽월드컵 결승전 직후 자가격리까지 끝나는 25일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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