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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2014년 11월13일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앰버서더 취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한국축구의 레전드인 박지성(40)이 K리그서 본격적으로 행정 업무에 도전한다. 행선지는 K리그 최강팀 전북 현대다.

전북 사정에 밝은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박지성은 전북서 행정가로 변신한다. 구단 경영과 기술 파트 등의 전반적인 업무를 살피고 조언하는 직책을 맡을 예정이다. 이미 구단을 방문해 허병길 전북 대표이사와 만났고,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전북과 박지성이 충분히 교감했고, 이미 조율을 마쳤다. 이른 시일 내로 소식을 알릴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은퇴한 박지성은 2016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 코스에 합격해 행정가 수업을 받았다. FIFA 마스터 코스는 스위스국제축구연구센터(CIES)에서 운영하는 축구 행정 교육 코스다. 박지성은 10개월간 영국 레스터의 드몽포르대, 이탈리아 밀라노의 SDA 보코니 매니지먼트스쿨, 스위스 노이샤텔대에서 총 3학기를 보낸 후 2017년7월 코스를 수료했다. 2016년 당시 박지성은 드몽포르대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중에 K리그에서 일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는데 이 말은 5년여 만에 현실이 됐다.

박지성은 앞서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자문위원,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행정 업무에 몸 담았다. 다만 특정 프로 구단에서 행정 업무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지성은 지난해 전북의 제안을 받은 후 고심 끝에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박지성 영입을 통해 K리그 최고를 넘어 아시아, 그리고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지성은 네덜란드와 잉글랜드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선진 축구를 경험했다. 여기에 FIFA 마스터 코스 수료를 통해 행정 지식까지 쌓았다. 프로와 유스, 행정 등에 걸쳐 폭넓은 노하우가 있는 만큼 구단 발전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시즌을 앞두고 전북은 김상식 감독 체제로 전환해 이운재 골키퍼 코치, 김두현 코치 등을 영입하며 선수에 코칭 스태프까지 빈 틈 없는 라인업으로 구축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박지성까지 합류시키며 사무국의 경쟁력까지 강화하는 모습이다.

상징적인 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박지성은 21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고, A매치 100경기에 출전하며 간판으로 활약했다. 아시아인 최초로 월드컵 본선 3회 연속 득점 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2005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 이후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을 달성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챔피언에 1회씩 올랐다. 입지전적 인물인 박지성의 합류는 전북이 명문 구단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의 전북행은 프로축구 전체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박지성이 K리그, 그리고 전북의 행정 업무를 맡는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존재감, 무게감 면에서는 따라올 인물이 없다. K리그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와의 만남에도 관심이 쏠린다.최근 박지성과 한국축구를 지탱했던 이영표 대표이사는 초보지만 기민하고 재치 있게 움직이며 겨울 이적시장을 주도하며 축구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인연이 깊은 두 사람이 K리그에서 행정가로 거듭나 흥미로운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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