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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스고가 8일 브리더스컵 더트마일에 출전해 경쟁마들을 따돌리며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출처 | 브리더스컵 트위터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한국마사회 소속 경주마 ‘닉스고’(Knicks go)가 미국 경마산업을 결산하는 연말 시상식 ‘이클립스 아워드’에서 ‘최우수 4세 이상 수말’(Older Dirt Male) 부문 2위에 올랐다.

‘이클립스 어워드’는 쉽게 말해 미국판 ‘연도대표마’ 시상식이라 할 수 있다. 18세기의 전설적인 명마 ‘이클립스’를 기념하기 위해 1971년부터 NTRA(National Thoroughbred Racing Association, 전미 더러브렛 경주협회)의 주관 하에 연도대표마와 최우수 기수 등 경주마, 경주마 관계자에게 시상하고 있다. 말산업 규모 136조원(2018년 기준)에 이르는 경마 최강국인 미국의 경마 산업을 총결산하는 자리인만큼 전세계 경마계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클립스’는 2년간 ‘21전 전승’이라는 대기록을 남긴 전설적 경주마다. ‘이클립스’는 은퇴 후 18년간 344두의 우승마를 배출하는 등 씨수말로서 활약을 이어갔다. 오늘날 더러브렛종의 90%가 ‘이클립스’로부터 부계혈통을 이어받는 등 현대경마에도 그 지대한 영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의 ‘이클립스 어워드’ 수상자는 지난달 2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발표됐다. 브리더스컵 클래식과 켄터키더비에서 우승한 ‘어쎈틱’(Authentic)이 ‘올해의 경주마’의 영광을 가져간 가운데 ‘닉스고’는 ‘최우수 4세 이상 수말’ 부문 후보로 올라 기대를 모았으나 아쉽게 2위에 그쳐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 부문에서는 ‘임프로버블’(Improbable)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닉스고’를 조련한 조교사 브래드 콕스는 ‘최우수 조교사’로 선정됐다. 콕스는 ‘닉스고’ 외에도 ‘모노모이걸(Monomoy Girl)’, ‘에센셜퀄리티(Essential Quality)’ 등을 훈련시키며 2020년 216회의 우승을 이끌었다. ‘최우수 4세 이상 암말’로 뽑힌 ‘모노모이걸’은 2018년 ‘최고의 3세 암말’로 선정된 이후 두 번째로 이클립스 어워드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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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클립스어워드’에서 ‘올해의 말’로 선정된 ‘어쎈틱’(Authentic)  출처 | ntra

‘최우수 마주’ 부문 수상자도 눈길을 끈다. 바로 두바이 왕가로 유명한 ‘고돌핀’(Godolphin, LCC)이다. 2020년 한 해 80경주의 우승마를 배출했으며 이를 통해 570만 달러(한화 약 64억 원)의 상금을 수득했다. ‘최우수 생산자’ 부문은 148개 경주 우승마를 생산한 ‘윈스타팜’(WinStar Farm, LCC)이 가져갔다. 2020년 922만 달러(한화 약 104억 원) 상금을 수득하며 경주마 생산 산업의 건재를 과시했다. 미국은 지난해 5월부터 온라인 마권 발매에 기반해 무관중·제한관중으로 경마를 재개한 덕분에 경마산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멈춰선 경마로 인해 시름이 깊어지는 한국 생산자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한국은 1999년부터 20년 간 이어온 ‘연도대표마’ 시상식도 시행하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 속 비대면 방식 발매시스템 부재로 인해 정상적 경마 시행이 불가했고 다수의 대상경주, 특별경주 역시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대상경주, 특별경주와 연도대표마 시상의 취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수한 종마자원의 선발과 종마산업을 포함한 경마산업 전반의 붕괴를 의미한다.

‘이클립스 어워드 2020’이 선정한 올해의 경주마 ‘어쎈틱’은 지난해 11월 ‘브리더스컵 클래식’에서 우승한 후 은퇴해 씨수말로 전향한다고을 발표했다. ‘어쎈틱’의 예상 교배료는 1회 당 7만5000달러로 한화 약 8400만 원에 달한다. 종마산업의 경제적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액수다.

j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