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지난달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만 24세)이 9일 “이렇게 뻔뻔하게 눈을 뜨고 숨을 쉬는 것도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오전 9시경 검찰 송치 전 서울 도봉경찰서 정문 앞에 설치된 포토라인에서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릎을 꿇고 이같이 밝혔다. 또 그는 “저로 인해 피해를 당한 모든 분들께 사죄드린다. (어머니를) 뵐 면목이 없다”고 했다.
김 씨는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잠시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해 여성 스토킹한 혐의를 인정하느냐”, “범행을 정확히 언제부터 계획했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고만 밝히며 호송차에 올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노원경찰서는 김 씨에게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김 씨는 지난달 23일 근처 슈퍼에서 흉기를 훔친 뒤 모녀 관계인 피해자 3명의 주거지에 침입해 이들을 차례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전까지 피해자 중 큰딸을 지속해서 스토킹했으며 큰딸 A씨가 연락을 끊고 만나주지 않은 것에 알심을 품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범행 후에는 큰딸 A씨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정보를 훼손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피해자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주변 사람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아파트에서 피해자들의 시신과 자해한 상태의 김 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김 씨를 병원에서 치료받게 한 뒤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지난 2일과 3일 조사를 거쳐 4일 구속했다.
서울경찰청은 5일 오후 경찰 내부위원 3명·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서를 나선 김 씨는 서울북부지검에 들러 검찰 관계자와 간단히 면담한 뒤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된다. 이 사건은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임종필)에 배당된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