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스 치치파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는 클레이코트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여 2021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우승후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지난 2005년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 때 라파엘 나달(35·스페인)은 자신의 첫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타이틀을 거머쥐며 포효했다. 이후 그는 롤랑가로스에서만 지난해까지 총 13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등 ‘클레이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30일 개막하는 2021 프랑스오픈에서는 누가 그런 나달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나달처럼 롤랑가로스에서 자신의 첫 메이저 남자단식 타이틀 꿈을 이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올해 클레이 시즌 들어, 세계랭킹 3위 나달은 지난달 25일 바르셀로나오픈(ATP 500), 지난 16일 로마오픈(ATP 마스터스 1000)에서 우승하며 건재를 뽐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롤렉스 몬테카를로 마스터스(ATP 마스터스 1000)에서는 세계 5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3·그리스)가 생애 첫 마스터스 1000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클레이코트에서의 우승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그는, 8강전에서 나달을 잡고 파란을 일으킨 안드레이 루블레프(24·러시아)를 결승에서 만나 2-0(6-3, 6-3) 완승을 거뒀다.

이번 롤랑가로스에서 치치파스가 우승후보로 주목을 끄는 것로 바로 이 때문이다. 치치파스는 바르셀로나오픈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으나 나달한테 1-2(4-6, 7-6<6>, 5-7)로 진 아픈 경험이 있다. 이번 롤랑가로스에서 5번 시드를 배정 받은 치치파스가 설욕을 벼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포스트 빅3로 꼽히지만 그는 아직 그랜드슬램 우승 경험이 없다.

알렉산더 츠베레프
알렉산더 츠베레프. AFP 연합뉴스

세계 6위 알렉산더 츠베레프(24·독일)도 ‘롤랑가로스의 영광’을 노리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마드리드오픈(ATP 마스터스 1000) 결승에서 9위 마테오 베레티니(25·이탈리아)에게 2-1(6-7<8>, 6-4, 6-3)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 감격을 맛봤다. 4강전에서는 세계 4위 도니미크 팀(28·오스트리아)을 2-0(6-3, 6-4)로 완파하고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진 것을 말끔히 설욕하기도 했다. US오픈에서 그랜드슬램 첫 우승 기회를 아쉽게 날려버린 그도 롤랑가로스가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노릴 수 있는 대회가 아닐 수 없다.

이번에 6번 시드를 배정받은 츠베레프의 롤랑가로스 최고 성적은 8강 진출(2018, 2019년)이다. 좀더 힘을 내면 이번엔 더 좋은 성적을 바라볼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이달 중순 로마오픈 8강전에서 나달한테 0-2(3-6, 4-6)으로 진 게 뼈아프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