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울산 현대에서 뛰는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 기자]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30·울산 현대)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복수 클럽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울산 구단은 시즌 중 주력 선수 이탈을 우려하며 사실상 ‘이적 불가’ 방침을 내세웠다.

사우디아라비아 일부 언론은 자국 리그 알 나스르, 알 힐랄 등이 최근 4년 연속 K리그1 베스트11 수문장 자리를 확고히 한 조현우 영입을 타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본지 취재 결과 조현우에 대한 현지 클럽의 관심은 사실이다. 축구계 복수 관계자는 22일 ‘알 나스르 구단이 조현우 에이전트 측에 먼저 영입 의사를 보인 게 맞다. 이적료 300만 달러(33억 원), 연봉 250만 달러(28억 원) 수준을 제시했다”며 “알 힐랄도 조현우의 정보를 모으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월서부터 조현우 에이전트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울산 구단에 정식으로 제안하진 않았다.

전성우 울산 전력강화부장 겸 부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조현우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의 관심이 크다는 얘기를 접하긴 했다. 그러나 구단에 이적 협상에 관한 제안서를 보내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일단 울산 구단은 K리그1 선두 경쟁과 더불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등에 도전하는 시즌 중반에 조현우를 보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태도다.

전 부단장은 “아무리 고액의 이적료 제안이 와도 현재 우리로서는 조현우의 이적을 검토할 시점이 아니다. 선수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에이전트 측에도 더는 이적 관련 얘기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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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에서 300만 달러의 이적료는 근래 들어 보기 드문 고액이다. 울산 구단도 솔깃할 수 있다. 그러나 조현우가 빠지면 전력 누수가 크다. 지난해 ACL 우승에 이바지한 베테랑 조수혁이 있긴 하나, 믿을 만한 백업 골키퍼가 없다. 울산 관계자는 “지금 당장 조현우나 조수혁 수준의 골키퍼를 영입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구단의 입장은 확고하나, 문제는 조현우의 마음이다. 알 나스르에서 제안한 연봉만 하더라도 현재 수준(10억원)보다 세 배가량 더 많은 액수다. 한국 나이로 서른 한 살인 조현우로서는 전성기에 이 정도 가치를 매기는 구단 제안에 마음이 쏠릴 수 있다. 하지만 K리그1 우승 도전에 나서는 울산에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느끼고 있다. 여러모로 마음이 싱숭생숭할 수밖에 없다. 그는 이런 심정을 반영하듯 22일 ACL 조별리그를 치르는 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취재진 인터뷰 요구를 거절했다.

일단 울산 구단은 알 나스르 등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의 이적 제안서가 정식으로 온다면 조현우와 대화에 나설 수 있다. 홍명보 감독도 현재 조현우의 이적설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