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

[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제주도의 딸’ 배우 고두심이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빛나는 순간’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고두심은 30일 개봉한 영화 ‘빛나는 순간’(소준문 감독)에서 해녀 진옥으로 열연했다. 또 30대 PD 경훈(지현우 분)과의 절절한 멜로도 그려냈다. 소준문 감독이 “고두심 선생님을 생각하며 썼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 넘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할 줄 아는 진옥은 고두심과도 꼭 닮았다.

영화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실제 제주도가 고향인 고두심은 연예계를 대표하는 제주도 스타다. 이번 영화를 통해 제주도 방언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제주도에 살았기 때문에 방언이 어렵진 않았고 오히려 편했다”며 “원래 물 공포증도 있는데 제주 바다라면 용기나 날거 같았다. 과거에도 다른 영화를 찍을때 결국 바다신을 못찍었는데 이번엔 힘이 났다. 감독님도 놀랐고 나도 놀랐다”며 제주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밝혔다.

또 고두심은 ‘해녀’ 역할에도 주목했다. 해녀는 숨을 참고 버티는 직업이다. 그게 제주의 정신이다. 이 역할을 어느 배우가 하는 것보다도 내가 하는게 더 표현을 잘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감독님께서 나를 캐스팅 하기 전에 손편지를 주셨는데 감사했고 이 작품을 꼭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제주도=고두심’이라는 공식이 어색하지 않다. 그는 “제주도 하면 고두심이라는 말에 어깨가 무거웠다. (MBC) ‘전원일기’로는 한국의 큰며느리상이라는 말을 듣고, 이후로는 국민 어머니란 수식어도 생겼다. 지난해에는 은관문화훈장까지 받았다. 감사하지만 무게감과 책임감이 크고 어렵다”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제는 멜로에도 도전했다. 스스로 “고두심은 멜로와 연이 없었다”던 그는 “이겨내다 보니 내게도 아름다운 순간이 내게도 왔다”고 말하며 “사실 이 작품을 받았을때 멜로에만 비중을 두진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있었던거 같다. 33살차 나이는 현실적으로는 무리지만 특별하고 한번쯤 있을법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고 회상했다.

멜로 상대역 지현우에 대해서는 “처음 봤을 땐 남성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그런데 볼수록 내면이 단단하고 강한 남성이었다. 볼수록 신뢰감이 가는 후배”라고 칭찬했다.

고두심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는 “개인적으로는 여성으로서 아기를 출산했을때 너무 신비롭고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물론 배우로서도 늘 빛나는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사랑받았으니까 정말 축복이다. 얼굴이 알려졌기 때문에 내 스스로가 절제해야 하는 지점이 너무 많고 내 식구들이 감당해야 하는 일들도 많긴 하다. 하지만 사랑받은 만큼 그만큼 쏟아내야 하는 것도 있구나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간 6개월 이상의 공백이 없었다던 고두심은 “번아웃이라는 것도 별로 잘 못느꼈던거 같다. 그저 일이 즐거웠다. 어릴때부터 배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기를 하면서 아직까지도 희열을 느낄 때가 있다. 이번 작품도 여러 도전을 했고, 나 역시 그 희열을 놓지 못해서 계속 연기를 하는거 같다”며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많이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 | 명필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