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라톤, 삿포로 출정식
무타이 코치, 김재룡 감독, 오주한(왼쪽부터). 대한육상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케냐 출신으로 한국에 귀화해 올림픽 마라톤 메달 사냥에 나선 오주환(33)이 15㎞ 지점에서 허벅지 통증으로 기권했다.

오주한은 8일 일본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10㎞ 지점까지 선두권에 자리했다. 그러나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면서 15㎞ 지점에서 결국 레이스를 포기했다.

지난 2018년 9월 한국 국적으로 얻은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섰다. 오주환의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05분13초. 그는 지난 2019년 10월 경주마라톤에서 2시간08분21초로 도쿄올림픽 기준기록(2시간11분30초)을 통과했다. 내심 올림픽에서 최소 동메달을 노려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오주한은 뜻밖에 부상으로 꿈을 접어야 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오주환이 지난 2년 가까이 풀코스(42.195㎞)를 거의 뛰지 않은 것을 부상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전 감각이 더딘 가운데 갑작스럽게 올림픽 무대에 서는 건 위험 부담이 따랐다.

오주환은 애초 자신의 한국 귀화를 도운 고 오창석 마라톤 국가대표 코치가 지난 5월5일 세상을 떠난 것에도 몹시 슬퍼하며 이번 대회 필승 의지를 더 다졌다. 아버지처럼 여긴 고 오창석 코치 영전에 메달을 바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부상 변수에 고개를 떨어뜨려야 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