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하군요\' 두산 선발투수 김민규[포토]
두산 선발투수 김민규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1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2차전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최민우 기자] 잇몸 싸움의 한계가 왔을까. 힘겹게 시즌을 이어왔고 7년 연속 가을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지만, 중요한 순간 힘이 빠진 모양새다. 일년 내내 이어져온 마운드 고민이 포스트시즌(PS)에서 곪아 터졌다. 외인 원투 펀치의 부재가 확실히 느껴졌다. 플레이오프(PO)가 가시권에 보였지만, 이제 두산은 LG에 쫓기게 됐다.

두산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PO 2차전에서 3-9로 패했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마운드 사정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외국인 원투펀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없이 PS를 치르기 때문에, 한 경기라도 적게 치러야 했다. 그러나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2차전까지 치렀고, 준PO도 세 경기를 모두 소화해야 한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마운드를 운용하고 있지만,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다.

역투하는 두산 선발 곽빈
두산 곽빈. 연합뉴스

이날 선발 곽빈도 사흘 휴식 후 등판했다. 최근 등판이었던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에서 4.2이닝동안 74구를 소화했다. 정상대로라면 나흘 이상 간격을 두고 경기에 나서야 했지만, 외국인 없이 PS를 치르는 탓에 무리한 등판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이날 경기에서 곽빈은 4이닝 3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3차전 선발로 내정된 김민규도 지난 2일 키움과 WC 2차전에 나섰다. 그나마 곽빈보다 사정이 낫다. 6일 경기가 없기 때문에 하루 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럼에도 빡빡한 일정인 건 사실이다. 7일 준PO 3차전에 나선다면 나흘 휴식 후 등판이다. 문제는 김민규가 얼마나 버티냐다. 김민규의 LG와 5차례 맞붙어 1패 평균자책점 6.10을 기록했다.

아리엘 미란다
두산 아리엘 미란다. 스포츠서울DB

단기전에서 탄탄한 투수진 만큼 강력한 무기는 없다. 그러나 두산의 창은 무뎌질 대로 무뎌졌다. 미란다의 부재가 더 크게 느껴진다. 준PO 3차전도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일단 이날 경기가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어진 덕(?)에 두산은 이영하 홍건희 김강률 등 필승조를 아꼈다. 3차전 총력전이 가능하다. 두산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가을의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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