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포효하는 KT 호잉
KT 호잉이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과 KT의 한국시리즈 4차전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두산 투수 김강률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최민우 기자] KT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32)이 한국시리즈(KS) 4차전 승리로 챔피언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호잉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KS 4차전에서 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경기 내내 신들린 듯한 타격감을 뽐내며,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8회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는 투런 포를 쏘아올리며 경기 마침표를 찍었다. 만점 활약을 펼친 호잉은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호잉은 “믿기지 않는다. 한화에서 방출되고 미국으로 돌아갔을 때, 야구를 못할 거라 생각했다. 우연히 KBO로 돌아오게 됐고, 열심히 하다보니 우승까지 차지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안타를 치고 난 뒤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출한 호잉이다. 평소 잘 하지 않던 배트 플립까지 시전했다. 호잉은 “원래 같으면 타격 후 배트를 땅에 내려놓는다. 이번에는 나도 모르게 기쁜 나머지 배트를 던졌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모습이었다. 결승전에서 홈런을 치고 배트를 던지니까,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며 미소지었다.

KT가 두산을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박경수의 리더십’을 꼽았다. 삼진을 당하고 풀이 죽은 채 더그아웃에 앉아 있던 호잉은 박경수의 홈런으로 기분을 전환했다.

이날 데일리 MVP로 선정되면서, 호잉은 상금도 받았다. 어떻게 쓸 거냐는 질문에는 “통장이 대전에 압류된 상태다. 야구만 열심히 하고 있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호잉은 한화 시절 종합소득세 신고·납부하지 않은 이유로 대전 세무서로부터 월급을 압류 당했다. 사실상 무일푼으로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호잉은 KT와 함께 할 순간을 기대한다. 그는 “팀이 원한다면, 다시 올 준비가 돼 있다. 내년 걱정을 하기 보단, 오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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