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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애플러. | 사진 키움 제공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KBO리그 2022년 외국인 선수 평균 급여(옵션 포함)는 약 104만 달러다. 최고액은 드류 루친스키(34·NC)의 200만 달러다. 최저 연봉의 주인공은 키움의 타일러 애플러(29)다. 총액 40만 달러. 리그 기준으로는 ‘박봉’이지만, 최고 가성비 투수가 되고자 한다.

키움은 비시즌 화제의 중심에 섰다. 메이저리거 출신의 야시엘 푸이그(32)를 영입했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33)에게도 130만 달러를 안겼다. 남은 한 자리의 주인공이 애플러라. 196㎝-105㎏의 좋은 신체조건을 갖춘 우완 파이어볼러지만,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없었던 부분이 컸다. 몸값도 낮았다.

그러나 빅 리그 경력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애플러는 트리플A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은 썩 좋지 못했으나 그것도 이유가 있었다. 키움도, 애플러도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애플러는 마이너에서 꾸준히 선발로 뛴 선수다. 마이너 통산 130경기 가운데 선발이 115경기였다. 2018년에는 트리플A에서 28경기(25선발) 153이닝, 13승 6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뛰었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2021년 트리플A에서 선발로 나섰다.

2021년 기록은 좋지 않다. 워싱턴 산하 팀에서 뛰었는데 19경기(15선발)에서 2승 9패, 평균자책점 7.75에 그쳤다. 9이닝당 볼넷도 3.8개로 데뷔 후 처음으로 3개를 넘어섰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던 시즌이다.

이유가 있었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시즌을 치렀다. 애플러는 “작년 워싱턴에서 투구폼 교정을 요구했다. 슬라이더 각을 크게 만들기 위해 팔을 내리라고 했다. 안 맞더라. 일관성이 떨어졌다. 원래 팔 각도로 돌렸고,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는 것 같다. 가장 좋았을 때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안 좋은 경험을 하면서 어떻게 던져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신영 투수코치는 “슬라이더 각도 때문에 던지는 팔의 높이를 낮췄었다고 하더라. 투수는 자신이 가장 편한 폼으로 던지는 것이 최우선이다.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기용하기 위해 각도를 낮추는 것이라면 모를까, 선발과 롱릴리프는 폼을 건들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틀린 생각이라 본다”고 짚었다.

또한 “애플러는 투구 밸런스만 봐도 볼을 난사할 것 같지는 않다. 더 지켜봐야겠으나 저 정도 키에서 시속 150㎞의 공을 던진다면 타자들이 상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애플러는 “나는 포심, 투심, 체인지업, 커터, 커브를 던진다. 주력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내 체인지업은 팔 각도와 무관하게 최고의 무기다. KBO리그 공인구도 메이저리그의 공보다 더 끈적끈적하더라. 내게는 더 좋은 부분이라 생각한다. 한국에서 성공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큰 신장, 건장한 체격, 강속구, 다양한 구종까지 있다. 상대적으로 주목은 덜 받았으나 성공을 위한 조건은 갖췄다. 40만 달러를 들여 최상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역대급 가성비를 기대해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