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 회장이 미국 제2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이 미국 제2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농심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미국 라면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오르겠다.”

농심 신동원 회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새로 지은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농심이 일본을 제치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글로벌 넘버원이라는 꿈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전진하자”며 의지를 다졌다.

농심은 지난 2005년 미국에 첫 공장을 지은 지 17년만에 제2공장을 준공했다. 제2공장은 약 2만6800㎡(8100평)의 규모에 용기면 2개와 봉지면 1개 라인으로 구성됐다. 연간 3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한 제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농심은 미국에서 총 8억5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하게 됐다. 농심은 이곳에서 신라면, 신라면블랙, 육개장사발면 등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농심 미국 제2공장에서 신라면이 생산되어 나오는 모습
농심 미국 제2공장에서 신라면이 생산되어 나오는 모습.  사진 | 농심

농심은 제2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수년 내 일본의 토요스이산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신 회장은 “농심은 1971년 미국시장에 처음 수출을 시작했고, 2005년 제1공장을 계기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며 “제2공장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해줄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기준 23.3%로 일본 토요스이산(49.0%)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인 일본 닛신은 17.9%로 농심과 5%p 이상의 점유율 차이를 두고 뒤쳐져 있다.

주목할 것은 농심의 상승세다. 농심은 지난 2017년 일본 닛신을 꺾은 데 이어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며 3위와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농심의 미국 매출은 지난해 3억9500만달러로, 2025년까지 8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제2공장 가동으로 공급에 탄력을 얻는다면 수년 내 1위 역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농심은 제2공장이 초기부터 높은 가동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의 수요가 급증해 한국에서 수출까지 동원하며 제품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특히 제2공장이 중남미 진출에 있어서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에 위치한 만큼 멕시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멕시코는 인구 1억3000만명에 연간 라면시장 규모가 4억달러에 달하는 큰 시장이지만 현재 일본의 저가 라면이 시장 점유율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

농심 관계자는 “멕시코는 고추 소비량이 많고, 국민 대다수가 매운맛을 좋아하는만큼 멕시코 시장 공략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올해 멕시코 전담 영업조직을 신설하고, 멕시코 식문화와 식품 관련 법령에 발맞춘 전용 제품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영업, 마케팅 활동을 펼쳐 5년 내에 ‘톱3’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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