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 찾은 류중일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
류중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오른쪽)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동행과 대화하고 있다. 서울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오는 9월로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이 연기됐다. 정확한 개최 시점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오는 11월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을 고려하면 AG의 개최 시기는 내년이 유력해 보인다. 만 24세 이하·프로 3년차 이하로 연령 제한을 둔 야구 대표팀도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국 CCTV는 6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이사회 사무총장이 아시안게임을 연기한다고 이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일찌감치 예상은 됐다. 코로나19에 따른 상하이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중국에서 예정된 각종 국제 대회와 행사가 취소되고 있다. 3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탁구선수권 대회도 9월로 한 차례 연기됐는데 AG처럼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당초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달 AG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AG이 취소됨에 따라 최종 엔트리는 물론 이미 발표한 예비 엔트리도 효력이 없어졌다. KBO 관계자는 “아직 대한체육회로부터 전달 받은 것은 없다. 하지만 AG 취소가 발표된 만큼 조만간 이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류중일 감독을 포함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오는 14일 모일 계획이다.

KBO는 실행위원회(단장회의)를 통해 이정후, 강백호, 원태인 등이 주축이 된 젊은 대표팀을 구성할 계획이었다. 대표팀 승선이 유력한 이정후, 김혜성, 고우석 등이 만 24세인 것을 고려해 연령대도 만 24세 이하로 정했다. 이정후는 대표팀 주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포토]5회말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하는 이정후
키움 3번타자 이정후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안타로 출루하고 있다. 2022.04.24.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그러나 AG이 내년으로 연기되면 KBO는 계획을 새롭게 짜야 한다. 만 24세 이하 선발 원칙을 고수할지 아니면 특수성을 고려해 만 25세로 연령대를 높일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AG 야구 종목에서 연령 제한은 없다. 단지 KBO가 자체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쌓고 기량도 향상하는 것을 기대하며 자체적으로 규정을 신설했다. 과거 AG에서 최정예 대표팀을 구축해 “닭 잡는 데 소잡는 칼 사용한다”는 비난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0 광저우 AG부터 2014 인천 AG,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까지 3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들도 혼란을 피할 수 없다. 만 24세 이하 선수들에게 이번 AG는 큰 동기부여로 다가왔다. 예비 엔트리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이정후 외에는 군복무 혜택을 받은 선수가 없는 만큼 태극마크를 달고 군문제도 해결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AG이 연기되면서 선수는 물론 구단도 앞으로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더불어 와일드카드로 대표팀 입성을 바라본 군미필자 박세웅, 배제성, 심우준 등도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박세웅은 올시즌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7로 맹활약하며 부족한 선발진을 채워줄 카드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AG이 내년으로 연기되면 나이에 따른 군복무 문제가 골치아프게 다가온다. 박세웅은 오는 11월 만 27세가 된다. 상무 입대 연령 제한 또한 접수일 기준 만 27세다. 4월에 태어난 심우준은 이미 만 27세가 됐다. 박세웅과 심우준에게는 올해 열리는 AG이 누구보다 절박했다.

\'1회수비는 삼자범퇴\' SSG전 선발나선 박세웅[포토]
롯데 ‘안경에이스’ 박세웅. 사직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야구 대표팀은 2년 전에도 연기를 경험한 바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로 연기됐는데 당시 대표팀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고스란히 유지했다. 하지만 2023년 3월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예정돼 있다. WBC가 AG보다 먼저 열릴 수도 있는 만큼 대표팀 감독과 코칭스태프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KBO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