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세 번째 골을 넣는 조규성
축구대표팀의 조규성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이집트전에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원샷원킬이었다.

올 시즌 K리그1 토종 공격수 중 가장 많은 골을 집어넣고 있는 조규성(김천 상무)이 단 한 번의 주어진 기회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마음을 또다시 사로잡았다.

조규성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종반 황의조 대신 교체로 들어가 2-1로 앞선 후반 39분 오른발 쐐기포를 터뜨렸다. 이집트 패스 실수 때 엄원상이 중앙에서 찔러준 공을 잡은 그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상대 수비를 따돌린 뒤 오른발로 감아 차 골문을 갈랐다. 이집트 골키퍼가 몸을 던졌으나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가로질렀다. 대표팀 선배인 손흥민의 전매특허와 같은 오른발 감아 차기 못지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벤투 감독 눈에 들어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조규성은 꾸준히 오름세를 탔다. 그해 9월7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2차전 레바논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다만 ‘붙박이 원톱’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유사한 스타일로 평가받으면서 조규성의 합류에 대한 의구심도 나왔다. 실제 2020 도쿄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당시 사령탑이던 김학범 감독은 붙박이로 뛴 조규성 대신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뽑은 적이 있다.

올림픽 탈락은 조규성이 독을 품는 계기가 됐다. A대표팀에서는 반드시 살아남아 11월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겠다는 의지가 컸다. 각오가 커졌다. 마침내 그는 올 초 유럽파가 빠진 대표팀 터키 전지훈련 기간이던 1월15일 아이슬란드와 새해 첫 평가전(5-1 승)에서 A매치 데뷔골 뿐 아니라 폭넓은 활동량, 2선 자원과 연계 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와 조규성의 상생을 고려했고, 1월27일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 예선 7차전에서 투톱 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황의조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결승골로 마무리한 적이 있다.

[포토]조규성, 세 번째 골 넣고 손흥민과...

황의조가 상반기 득점포가 주춤한 사이 완벽하게 공백을 메워준 게 조규성이다. 그는 이번 6월 A매치 4연전에도 태극마크를 달아 주어진 기회에서 존재 가치를 뽐냈다. 선배 황의조가 지난 2일 브라질전에 이어 이날 이집트전 전반에만 1골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 부활을 알린 가운데 차분하게 기회를 기다렸다. 6일 칠레, 10일 파라과이전에 교체로 투입돼 좋은 연계 플레이를 뽐냈다. 아쉬운 건 득점이었다. 마침내 이집트전에서 후반 막판 상대 추격 의지를 꺾는 세 번째 득점을 책임졌다.

조규성의 화끈한 득점포로 벤투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이어가게 됐다.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등 주력 공격수에 조규성까지 득점포로 어필하면서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공격진 경쟁력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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