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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지가] 둘 중 누가 이겨도, 테니스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되는 결승전. 승자는 세계랭킹 23위 엘레나 리바키나(23·카자흐스탄)였다.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론 테니스클럽에서 열린 2022 윔블던 챔피언십 여자단식 결승전. 17번 시드인 리바키나는 3번 시드로 세계 2위인 온스 자베르(28·튀니지)한테 2-1(3-6, 6-2, 6-2)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트로피(Venus Rosewater Dish)를 들어올렸다.
리바키나는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카자흐스탄 국적선수가 남녀 통틀어 그랜드슬램 단식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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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원래 러시아 모스크바 태생으로 2018년 국적을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바꿨다. 카자흐스탄에서 거액의 재정적 후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주니어 시절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클럽에서 훈련을 받았다.
윔블던은 올해 러시아의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시켰는데, 러시아 출신 리바키나는 공교롭게도 우승했다.
리바키나는 윔블던에서는 지난해 처음 출전해 4라운드(16강)까지 올랐다. 지난해 롤랑가로스 여자단식 8강 진출이 종전 메이저대회 최고성적이었다. 당시 16강전에서 그는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를 눌렀다. WTA 투어 단식 2회 우승한 경험이 있었다.
1999년 6월17일생인 리바키나는 지난 2011년 만 21세의 페트라 크비토바(체코)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윔블던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경기 뒤 그는 “경기 전 그리고 경기 동안 너무 긴장해 말을 할 수 없다. 2주 동안 윔블던에 내가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얼마나 행복한 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그는 우승이 확정된 뒤 아무런 어리둥절 한 채 아무런 세리머니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에 대해 경기 뒤 “너무 충격적이어서 무엇을 할 지 몰랐다. 너무 많은 감정이 있었고, 평정심을 찾으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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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 자베르는 아프리카 선수로 그리고 아랍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우승을 노렸으나 아쉽게 무산됐다.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으로 지중해와 접한 튀니지는 전국민의 98%가 아랍인이다.
경기 뒤 자베르는 “엘레나에게 축하해주고 싶다. 그는 놀라운 플레이를 했다. 그가 우승할 만하다는 의미다. 다음번에는 내가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웃으면서 “엘레나가 나의 타이틀을 훔쳐갔다. 그러나 괜찮다”고 덧붙였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