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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의 개막 시기가 달라진다. K리그에 큰 파장을 미칠 변화다.

AFC는 지난 1일 ACL의 개막 시기 변동을 발표했다. 다음해부터 ACL은 8월 예선을 시작하고 5월에 막을 내리는 추춘제로 전환한다. 플레이오프를 포함한 예선전은 8월에 열린다. 조별리그는 9월 시작해 12월에 마친다. 2월에는 16강전을 치르고 3월에 8강, 4월에 준결승, 5월에 결승전을 연다. 올해까지는 2022 ACL이지만 다음 대회부터는 2023~2024시즌 ACL로 대회 이름도 변경된다.

AFC는 대회 시기 조정의 이유로 이적시장을 대다수 유럽리그와 통일해 아시아 상위 클럽들이 출중한 선수와 감독을 영입할 적절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다만 대다수의 관계자들은 ‘서아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대회를 맞춘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K리그에게는 엄청난 후폭풍으로 작용할 수 있는 변화다. K리그는 전통적으로 춘추제로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2~3월에 개막해 11~12월에 막을 내리는 형식이다. 보통 12~2월은 휴식, 프리시즌 기간으로 활용한다.

ACL에 나가지 않는 팀은 아무 관계가 없지만 출전 팀의 경우 영향권에 들어간다. 보통 K리그는 9월부터 우승 경쟁이 치열해진다. 특히 파이널 라운드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K리그에 온전히 힘을 쏟는 시기에 ACL 조별리그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만에 하나 FA컵까지 소화해야 한다면 과부하에 걸릴 우려가 생긴다.

토너먼트 라운드가 열리는 시기가 더 문제다. 2월에 16강전을 치르려면 K리그 팀들은 프리시즌 훈련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12월 중순 열린다. 약 2개월의 공백이 있다. 이 기간 선수들은 짧은 휴식기를 보내고 프리시즌 훈련에 돌입한다. 12월 말에서 1월에 훈련을 시작하면 선수들은 보통 체력 훈련에 집중한다. 16강전이 열리는 2월 중순이면 선수들의 체력이 완전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경기 감각도 크게 떨어져 있다. 경기력을 보장하기 어려운 시기에 16강전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시즌 중 토너먼트를 치르는 팀들에 비해 훨씬 불리한 조건이다.

이로 인해 ACL에 자주 나가는 팀들은 고민이 크다. 한 구단 관계자는 “사실상 1년 내내 축구를 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 처음 겪는 일이라 고민이 많다. 특히 프리시즌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걱정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졌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될 수 있다. 목표 설정을 잘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ACL로 인해 K리그 형태를 추춘제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2부리그를 포함해 ACL에 나가지 않는 팀들이 더 많고, 혹한의 겨울에 시즌을 운영하면 흥행 참패라는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여기에 선수들의 부상 우려도 크다.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우리도 검토를 해봤지만 국내 환경이나 여건을 볼 때 시기 전환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앞으로 K리그 팀들에게는 ACL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일단 연맹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노력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