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 민주 규리 소원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배우로서 새 출발을 하는 걸그룹 출신 멤버들이 눈에 띈다.

오마이걸 출신 지호가 공지호라는 새 활동명과 함께 배우로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다. 지호가 새 둥지를 튼 피앤드스튜디오는 송혜교, 유아인의 소속사인 UAA의 계열사로 배우 박형식과 성유빈이 소속되어 있다. 지호는 2015년 걸그룹 오마이걸로 데뷔, 다양한 히트곡을 선보이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5월 WM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이 종료된 후 멤버들 중 유일하게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며 팀에서도 탈퇴했다. 향후 행보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공지호라는 활동명과 함께 새출발하는 그가 배우로서 어떤 활약과 존재감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그룹 아이즈원 출신 김민주는 최근 매니지먼트 숲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배우의 길을 걷는다. 매니지먼트 숲은 김민주와의 전속계약 소식을 전하며 “김민주의 새로운 시작과 함께 하게 돼 기쁘고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서포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니지먼트 숲은 배우 공유, 공효진, 전도연, 수지, 남주혁 등이 소속돼 있다. 아이즈원이 공식 해체한 뒤 하이브에서 새 걸그룹으로 재데뷔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애초부터 연기자 지망생이었던 김민주는 배우 대표 기획사인 매니지먼트 숲에서 배우의 길을 택했다. 최근 MBC 드라마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의 세자빈 안씨(안자연)역에 캐스팅돼 본격적인 연기 행보를 예고했다.

프로미스나인으로 활동한 장규리는 최근 팀을 탈퇴하고 저스트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배우로 본격적인 변화를 준비 중이다. 그는 2017년 음악채널 엠넷의 걸그룹 육성 프로젝트 ‘아이돌학교’를 통해 결성된 프로미스나인으로 데뷔했다. 팀 활동 외에 연기에도 꾸준히 도전해왔고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tvn D 웹드라마 ‘필수연애교양’ 등에 출연했다. 장규리가 새 출발할 저스트 엔터테인먼트에는 윤계상, 김상호, 길해연, 정웅인, 서지혜 등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이 소속돼 있다. 최근엔 오는 10월 방송하는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에 태초희 역으로 캐스팅됐다. 장규리는 극중 연희대 응원단 테이아 부단장 태초희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난다.

걸그룹 출신 배우들은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에이핑크로 활동했던 손나은은 연기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11년 만에 그룹 에이핑크를 떠났다. 그는 지난해 소속사와 전속계약 종료 후 YG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으며, 올해 발매된 10주년 스페셜 앨범 활동에서도 빠졌다. 지난해 12월 해체한 구구단 출신 장소진은 노아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소식을 알리며, 구구단 당시 활동명인 소이 대신 본명으로 연기자로서 새 출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그룹 출신 김세정이 연기자로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장소진의 향후 행보에도 시선이 모인다.

그룹 여자친구 출신 소원은 김소정으로 활동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김소정은 최근 공개된 시네라마 영화 ‘오싹한 동거’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아이오케이컴퍼니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김소정이 향후 어떤 소속사와 계약을 맺을지 눈길을 끈다.

쟁쟁했던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서 사랑받았던 이들이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자신의 이름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트렌드에 대해 “과거에는 아이돌 출신의 ‘발연기’ 논란이 있었지만 요즘은 아이돌도 그룹 활동 때부터 웹드라마나 조연 등을 통해 차근차근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어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대한 선입견이 많이 사라졌다”고 짚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작품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젊은 배우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럴 때 신인 배우보다 높은 인지도가 있는 아이돌 출신 배우는 연기의 기본기만 탄탄하다면 신인 배우보다도 출발점이 훨씬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그룹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수명이 짧다고 여겨지는 걸그룹은 7년차 이후에 팀 활동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워낙 어린 나이에 데뷔하기 때문에 팀 활동을 마친 후 연기자로 전향하더라도 20대 초중반이라 큰 부담이 없다. 연기자로 새출발을 준비하는 건 이제 특별한 사례가 아닌 공식처럼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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