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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TV에서 20년 동한 호흡을 맞춘 캐스터 조 벅(왼쪽)과 해설자 트로이 에이크먼. ESPN은 둘에게 5년 1억6500만 달러 계약으로 영입했다. 사진=필라델피아 인콰이러 캡처

[스포츠서울 | 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NFL(National Football League)이 9일(한국시간) 디펜딩 슈퍼볼 챔피언 LA 램스와 버펄로 빌스전으로 2022시즌 개막을 알린다.

NFL이 시작되면 미국은 본격적인 풋볼의 계절이다. 대학풋볼은 이미 개막됐다. NFL은 18주 동안 17경기 일정이다. 올해는 방송사의 시청률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오프시즌 캐스터와 해설자의 이동이 최근들어 가장 심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캐스터, 해설자들의 연봉은 입이 다물어지지 못할 정도로 천문학적 액수다. 미국을 포함해 지구상 어떤 인기 종목도 NFL 해설자, 캐스터의 연봉을 따라갈 수가 없다.

NFL의 아마존을 비롯한 새로운 방송중계권 계약 총액이 1000억 달러(137조 원)다. 상상을 초월한다. 아마존은 첫 째주를 제외한 17주 동안 목요일 경기(TNF) 중계권료로 NFL에 연간 13억 달러(1조7900억 원)를 지불한다.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1970년부터 시작된 먼데이나잇 풋볼(MNF) 중계에만 연 25억 달러(3조4480억 원)를 퍼부었다. 1주일에 단 1경기다.

중계권료에만 그치지 않았다. 프리에이전트가 된 해설자 트로이 에이크먼과 캐스터 조 벅을 영입하면서 5년 1억6500만 달러(2276억 원) 계약을 맺었다. 에이크먼 9000만 달러, 벅 7500만 달러 수준이다. 캐스터 벅의 총 연봉은 6000만~7500만 달러 사이로 발표됐다. 벅은 풋볼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도 중계하게 돼 총 연봉의 범위가 달라진다.

캐스터 벅과 해설자 에이크먼은 FOX-TV에서 20년 동안 호흡을 맞춘 NFL의 최고 방송 듀오다. 에이크먼이 ESPN으로 이적하면서 계약이 1년 남은 벅도 마음이 흔들려 한 배를 탔다. 매우 이례적인 이동이다. 국내에서는 캐스터와 해설자가 FA가 돼 더 많은 돈을 받고 방송사를 이적하기는 쉽지 않다. 캐스터, 해설자에 따라 방송 시청률의 변동 차이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미국은 다르다. 해설자뿐 아니라 캐스터도 방송 시청률을 좌우하는 셀러브리티다.

ESPN이 맺은 에이크먼의 연봉 1800만 달러(246억 원)는 CBS 해설자 토니 로모를 의식한 것이다. 로모의 연봉은 1750만 달러다. 둘은 NFL 명문 댈러스 카우보이스 쿼터백 출신이다. 하지만 현역 때 이룬 성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에이크먼은 3차례 슈퍼볼에 우승해 명예의 전당 회원이고, 로모는 플레이오프에서 단 2승을 거뒀다. 슈퍼볼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로모는 예상 해설이 맞아 떨어지면서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두 해설자의 연봉은 NFL 최고 와이드시리버 연봉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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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TV에서 ESPN으로 이적한 조 벅 캐스터가 지난 7월 자사의 ESPY어워드 시상식에서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캐스터 조 벅의 연봉 1500만 달러가 확정되자 아마존도 NBC에서 이적한 알 마이클에게 같은 수준의 연봉으로 계약했다. 마이클은 77세다. 미국 스포츠사에서 최대 이변으로 꼽히는 1980년 레이크 플라시드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미국-소련의 ‘미러클 온 아이스’를 중계한 백전노장이다. 아마존의 TNF는 알 마이클-커크 허브스트리트 듀오다. 허브스티리트는 ESPN의 대학풋볼을 오랫동안 중계하고 이번에 NFL이 처음이다. 인지도가 높아 아마존이 선택했다.

2022년 방송사의 캐스터-해설자 진용은 ESPN 조 벅 & 트로이 에이크먼, CBS 짐 낸스 & 토니 로모, NBC 마이크 트리코 & 크리스 콜린워스(선데이나잇 풋볼), 아마존 알 마이클 & 커트 허브스티리트로 구성돼 시청률 경쟁을 벌인다. FOX는 넘버 원 팀이 케빈 벅하트 &그렉 올센으로 4사 방송팀에 가장 처진다. 벅 & 에이크먼의 이적으로 빚은 공백이다. 캐스터와 해설자에게 거액을 주지 않을 수 없는 게 NFL 중계팀이다. CBS 낸스의 연봉은 1050만 달러, NBC 트리코는 1000만 달러다. 경기 도중 팀의 상황을 전달하는 사이드 리포터다 중요하지만 캐스터 & 해설자의 영역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미국에서 나름대로 인기가 높은 NBA와 MLB의 중계팀도 이런 고액은 없다. 최근 ESPN에서 NBA 패널로 활동하는 제일런 로즈는 “NBA 스타플레이어 출신 해설자들의 연봉이 너무 적다”고 팟캐스트에 토로한 적이 있다. 천문학적 고액 연봉은 NFL이 유일하다. NFL의 광고시장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일요일은 아침부터 밤까지 풋볼중계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조사에 따르면 30초 광고단가가 정규시즌은 40만 달러, 플레이오프는 100만 달러 이상, 슈퍼볼은 650만 달러다. 슈퍼볼은 방송사들이 순차적으로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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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슈퍼볼 챔피언 LA 렘스는 9일 버펄로 빌스와 NFL 2022시즌 개막전을 펼친다. 지난달 신시내티 벵갈스와 램스의 프리시즌 게임.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국내 스포츠 중계가 위축되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광고시장이 외면해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NFL은 다른 세계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