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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김진수가 5일 울산 현대와 FA컵 4강전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울산 | 김용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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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 김용일기자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아무 일 없이 근육 뭉친 정도로 끝나기를.”

전북 현대의 ‘대체 불가’ 측면 수비수 김진수(30)는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4강 울산 현대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격해 1-1로 맞선 후반 39분 오른 허벅지 뒤근육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이날도 변함없이 왼쪽 측면에서 공수를 오가며 활약한 그는 막판 치열한 공방전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부상을 입었다. 미드필드 왼쪽 지역에서 전진 패스를 넣은 뒤 오른 허벅지를 부여잡았다. 그리고 동료를 향해 공을 터치라인 밖으로 내보내 달라는 손짓을 했다. 스스로 느낌이 좋지 않은 부상이었다.

결국 김진수는 최철순과 교체돼 나왔다. 다행히 팀은 상대 공격수 레오나르도의 후반 막판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안았다. 연장 후반 3분 조규성의 결승포로 2-1 신승하며 2년 만에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사흘 뒤인 8일 같은 장소에서 울산과 K리그1 35라운드를 통해 리턴매치를 벌이는 터라 이날 승리는 기선제압의 의미도 있었다.

김진수의 부상은 전북의 옥에 티였다. 무엇보다 국가대표팀 ‘벤투호’에서도 핵심 자원인 그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두 달여 앞두고 있다. 김진수는 지난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대회 모두 본선을 앞두고 각각 발목, 무릎 부상을 입어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국내 최고 왼쪽 수비수임에도 ‘꿈의 무대’ 월드컵 출전 운이 따르지 않았다.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강한 이유다.

다만 올 시즌 김진수는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선발 자원으로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냈다. 겨울월드컵 영향으로 국내 리그 일정이 촘촘하게 짜여 더욱더 강행군에 놓여야 했다. 또 몸을 사리지 않는 그의 열정을 두고 부상 우려 목소리가 컸다. 이날 후반 막판 그가 허벅지를 잡고 쓰러졌을 때 보는 이들이 놀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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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진수는 부상 정도를 묻는 말에 “모르겠다. 일단 내일 오전에 검사해보고 무언가를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중) 교체로 나가야 한다고 느껴서 나왔다. (부상이) 심한지 안 심한지는 검사를 해봐야 하는데, 내가 느끼기엔 심한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허탈하게 웃은 그는 “어렸을 땐 근육을 안 다쳤는데, 요즘 근육이 힘들었던 것 같다. 나름대로 관리 열심히 했고, 감독께서도 배려도 해주셨는데 중간에 교체돼 나와 마음이 무거웠다. 팀이 승리해서 다행”이라며 “중요한 시기인데 아무 일 없이 근육 뭉친 정도로 끝나서 사흘 뒤 경기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수는 부상으로 빠지고도 벤치에서 선수를 독려하며 리더 구실을 했다. 그는 “현재 우리 팀 분위기를 보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경기에 뛰고 있을 때도 밖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내게 파이팅해주고 헌신하는 모습을 봤다. 내가 주장은 아니지만 (부상 중인)정호 형 대신 맡으면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또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걱정되는 건 울산보다 일정이 빡빡했다.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문제인데, 선수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커서 다음 경기도 기대된다”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