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채은_tvN_제공5

[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박효린이 하얀 얼굴, 긴 흑발의 의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이었다면, 박효린을 연기한 배우 전채은(17)은 타고난 듯 해사한 미소가 어울리는 여고생이었다. 2년 후면 성인이 되는 그는 “스무 살이 다가올수록 ‘로맨스를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진심으로 고민하게 된다”며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최근 교복을 입고 서울 중구 스포츠서울 사옥을 찾은 전채은은 “반년간 ‘작은 아씨들’을 촬영했다. 처음에는 끝나긴 할까, 언제 끝날까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끝났다. 촬영하는 내내 너무 좋았다. 작품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전채은은 극 중 박재상(엄기준 분)과 원상아(엄지원 분)의 외동딸이자 세 자매의 막내 오인혜(박지후 분)의 절친 박효린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 초반 오인혜가 대신 완성한 그림으로 수상하는 등의 모습에 영악하다는 반응이 나왔으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부모와 달리 사랑을 지닌 인물의 면모가 더욱 주목받았다.

“효린이는 부모님의 사랑을 갈구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주변 상황을 연극처럼 만들었지 않나. 효린이는 그 안에서 착한 부잣집 외동딸 느낌으로 가짜 같이 살아왔다. 인혜를 만나면서 조금씩 자신을 찾아 성장했다고 봤다. 효린이와 반은 닮았고 반은 다르다. 닮은 점은 의지하는 친구가 있다는 거다. 그래서 효린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순수한 악인에 가까운 박재상, 원상아와 달리 박효린은 복합적인 인물이었다. 전채은은 진짜 박효린과 가짜 박효린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극의 텐션 한 부분을 책임졌다. “해왔던 캐릭터 중 가장 어려웠다. 효린이는 꾸며져서 컸다고 생각하니 목소리도 꾸며서 해야 하나 싶더라. 대본만 봤을 땐 약한 캐릭터 같기도 해서, 내 목소리는 낮은데 얇게 내야 하나 싶었다. 고민을 엄청 많이 하게 해준 작품이다.”

전채은은 정서경 작가의 요청으로 대본의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연기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성장을 체감했다는 그는 “어미 처리까지 완벽히 작가님이 쓰신 대로 해야 했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말투가 입에 붙으면서 효린이처럼 연기하게 된 것 같다. 덕분에 캐릭터가 더 잘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며 “작가님이 처음 나를 보고 ‘효린이를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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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은은 현재 연기와 학업을 병행 중이다.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이번 작품을 너끈히 마칠 수 있었지만 난감한 순간도 있었다. 바로 친구들과 선생님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드라마의 스포일러를 요구할 때였다. “회차가 끝날 때마다 단체 메시지방에 물음표가 넘쳐났다. 특히 애청자 선생님이 계셨는데 ‘화영이 안 죽었지?’ 하셔서 ‘잘 모르겠는데요. 노코멘트할게요’라고 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살아돌아온 진화영을 보고 ‘살아 있었잖아’ 하셨다. 하나하나에 반응해주시니까 너무 재밌었다. 그만큼 과몰입해주셔서 감사했다.”

전채은은 ‘작은 아씨들’ 출연 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겼다며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갔을 때 기자님들도 그렇고 시민들이 ‘너무 잘 봤어요’ 하시더라. 그 순간이 특별하게 기억난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친구랑 같이 만두먹으러 갔는데 사장님이 나한테 배우 닮았다는 말 듣지 않냐고 물어보셨다. 설마 알아보시나 싶어서 심장이 두근거리더라. ‘작은 아씨들’ 맞냐고 물어보시는데, ‘작은 아씨들’이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지더라. 하하.”

작품에서는 베테랑 배우였지만, 현실에서는 영락없는 고등학생이었다. 곧 다가올 로맨스 연기를 걱정하면서도 엠마 왓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다부진 꿈을 전했다.“중학교 때만 하더라도 친구들이 ‘어른 되면 로맨스 찍어야지’ 하면 ‘아, 뭐래’ 했다. 그런데 20대가 가까워질수록 진심으로 고민하게 되더라. 계속 활동하려면 무슨 노력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도 생기고 있다. ‘전채은’ 하면 연관 검색어로 ‘연기’가 뜨면 좋겠다. 그리고 엠마 왓슨 같이 똑똑한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를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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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사람엔터테인먼트,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