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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BNK썸 김한별. 사진제공 | WKBL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부산 BNK썸이 확실히 달라졌다. 시즌 초반부터 ‘달리고’ 있다. 1패 후 3연승 질주. 경기력이 좋다는 평가가 잇달아 나온다. 박정은(45) 감독도 어느 정도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고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BNK는 현재 시즌 3승 1패로 우리은행과 공동 2위다. 1위 삼성생명이 4승 1패로 1위. 승차 0.5경기이기에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 선두권 경쟁이다. 지난 시즌의 경우 개막 후 첫 10경기에서 1승 9패로 처졌다. 이와 비교하면 올시즌은 ‘상전벽해’ 그 자체다.

가장 큰 원동력은 결국 김한별이다. 시즌 4경기에서 18.0점 12.0리바운드 1.3어시스트 2.3스틸을 만들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장 178㎝로 장신은 아니지만, 특유의 파워를 앞세워 골밑을 지배하고 있다. 리그 리바운드 1위, 득점 6위를 달리는 중이다.

박 감독은 “몸을 차분하게 잘 만들어서 왔다. 시즌 때 분명 좋은 컨디션을 보일 것이라고는 했다. 김한별이 중심을 잘 잡아준다. 올시즌은 선수들이 준비한 대로 잘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BNK와 붙었던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 또한 “김한별이 너무 강하다. 몸이 되는 김한별은 진짜 무섭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BNK에는 김한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소희가 16.8점 4.5리바운드 3.3어시스트, 안혜지가 12.3점 3.0리바운드 9.0어시스트를 만들고 있다. 가드 듀오가 제대로 휘젓고 있다. 여기에 진안이 10.0점 6.0리바운드로 골밑에서 힘을 내고 있고, FA로 영입한 한엄지도 10.3점 5.8리바운드로 활약중이다. 팀 전체 밸런스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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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BNK썸 이소희. 사진제공 | WKBL

여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마냥 웃고 있을 수는 없다. 고민거리가 있는 탓이다. 첫 번째는 김한별의 체력이다. 1986년생으로 36세다. 한국 나이로는 37살. 체력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관리는 필수다.

박 감독은 “시즌 끝까지 가는 것이 목표다. 30경기를 30분 이상 뛰는 것을 목표로 하고 몸을 만들어보자고 이야기를 했다. 30분 정도 출전시키려고 한다. 비시즌 집중적으로 몸을 만들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조절이 필요하다. 아직은 무리한 상황은 아니다. 경기 후 회복 훈련에 엄청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별은 11일 신한은행전에서 무려 36분47초를 뛰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김)한별이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하나 싶다. 따로 미팅을 하겠다. 오늘 선수들이 안정적이지 못했고, 김한별이 더 나선 것 같다. 끝까지 집중해줬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체력이 걸린다. 안혜지가 평균 38분2초, 이소희가 평균 39분22초를 뛰고 있다.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 진안이 27분49초, 한엄치가 31분47초, 김한별이 32분9초를 평균적으로 뛰고 있다. 백업과 주전의 격차가 제법 된다고 봤을 때, 주전들의 체력 관리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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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BNK썸 진안. 사진제공 | WKBL

또 다른 고민은 진안이다. 뭔가 처진 감이 있다. 박 감독은 “안혜지가 전에는 진안과 많이 맞췄다. 김한별이 오면서 분산되는 면이 있다. 한엄지도 왔다. 진안에게 주로 패스가 가던 것이 다른 쪽으로 분산됐고, 이에 진안이 믿음을 잃었다. 진안에 대한 믿음을 되찾는 것이 과제다. 진안의 컨디션을 더 올리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짚었다.

진안 스스로도 “팀이 이기는 것은 좋은데 내가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빨리 채워야 한다는 생각만 든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나도 방법을 찾고 있다. 팀 분위기는 좋다. 같이 있을 때는 기분 좋게 있는데, 혼자 있을 때는 또 반성을 많이 한다. 팀과 별개로 내 개인적인 분위기는 좋지 않다”고 자평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김한별이 끝까지 중심을 잡아줘야 하고, 다른 선수들도 자기 몫을 해줘야 한다. 팀의 골밑 기둥 역할을 꾸준히 해온 진안의 힘도 반드시 필요하다. 잘나갈 때 더 신경을 써야 한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