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남
LG 유강남.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롯데 팬들에게 가을야구 꼭 선물하고 싶다.”

몇날 며칠을 뜬 눈으로 밤을 보냈다, 그만큼 LG를 떠나는 게 어려웠다. 유강남(30)의 얘기다. 그의 선택은 구도(球都) 부산이다.

유강남은 21일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34억원, 옵션 6억원)에 롯데와 계약했다. 유강남은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새벽까지 잠을 못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날을 반복할 정도로 고민이 정말 많았다. 그만큼 LG를 떠나는 게 어려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LG와의 계약이 난항을 겪으며 고심은 깊어갔다. 쉽지 않은 과정에서 결단을 내렸다. 롯데 성민규 단장이 직접 찾아와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부분에 마음이 움직였다. 유강남은 “성민규 단장님이 꾸준히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부탁했다. 프레이밍에 대한 가치도 강조했다”며 “내가 가장 잘하는 부분이니깐 롯데에서도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롯데의 새 안방마님이 된 유강남은 탁월한 수비 능력과 꾸준함이 장점이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특히, 올시즌 포수로 1008.1 이닝을 소화했다. KBO리그 포수 중에서 유일한 1000이닝 돌파다. 더욱이 그의 프레이밍 능력은 KBO 최정상급이며 투수와의 호흡도 좋다. 그는 LG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2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이끈 공신이다.

유강남은 “롯데에 예전부터 좋은 투수가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내가 먼저 적응해서 좋은 시너지를 보여주고 싶다”며 “강한 마운드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LG도 2015년부터 꾸준히 발전하면서 강한 마운드가 됐다. 롯데에서도 그런 꾸준함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롯데를 팀 평균자책점 1위, 포수 평균자책점 1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유강남은 “개인적으로 팀과 포수 평균자책점을 가치 있게 본다. LG에서 2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1위였고, 나는 포수 평균자책점 1위였다”며 “내년 당장은 아니더라도 롯데에서 꼭 팀과 포수 평균자책점 1위를 하겠다. 내 것만 내세우지 않고 투수들 생각도 잘 들어보면서 강한 마운드를 만들겠다. 팬들에게 점점 더 팀이 단단해지는 모습을 약속한다. 가을야구의 뜨거운 분위기를 꼭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LG팬들에게 그동안 정말 많이 아껴주고 응원해주셨다. 감사드린다. 어렸을 때부터 질책도 받고 사랑도 받고 칭찬도 받았다. 팬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이렇게 성장하게 만들어주신 LG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평생 잊지 않겠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