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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한국 팬과 사진을 찍고 있다.마요르카 | 정윤택통신원

[스포츠서울 | 마요르카=정윤택통신원·정다워기자] 한 편의 ‘쇼’를 보는 듯했다. 마요르카의 이강인이 신 들린 듯한 킥 능력으로 팀을 승리로 인도했다.

이강인은 8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비지트 마요르카 에스타디에서 열린 바야돌리드와의 2022~2023 스페인 라리가 16라운드 경기에서 교체로 들어가 맹활약하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인은 0-0으로 균형을 이루던 후반 17분 다니 로드리게스를 대신해 피치를 밟았다. 이강인 투입 전까지 마요르카는 제대로 된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엉성하고 답답한 공격 전개로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거의 만들지 못했다.

경기 분위기는 이강인 투입 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강인은 특히 프리킥, 코너킥 등 데드볼 상황에서 특출난 킥 능력을 발휘했다. 추가시간을 포함해 32분 정도만 뛰었음에도 키패스를 4회나 기록할 정도로 순도가 높았다. 크로스도 11회나 시도했다.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데드볼 기회가 오면 예리하면서도 강력한 킥으로 동료들의 머리에 택배를 배달했다. 사실상 혼자 팀을 끌고간 것과 다름이 없었다.

결승골도 이강인 발 끝에서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나온 프리킥 상황에서 이강인은 빠르고 정확하게 휘는 킥으로 아브돈 프라츠의 헤더골을 도왔다. 프라츠 헤더 직전 파블로 마페오의 머리에 공이 스치면서 공식 어시스트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이강인의 지분이 큰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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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출처 | 마요르카 SNS

짧은 시간을 뛰었음에도 이강인은 축구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평점 7.2를 받았다. 무실점 승리에 기여한 수비수 안토니오 라이요(7.7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였다. 뛴 시간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활약을 했다는 평가였다.

이강인의 활약으로 마요르카는 승점 3을 추가하며 22점을 기록, 중위권인 10위로 도약했다. 강등권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잔류 안정권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 경기를 통해 이강인은 자신이 왜 이적시장에서 주목받는지를 증명했다. 이강인은 이번시즌, 그리고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유럽 빅리그의 복수 팀과 연결되고 있다. 최근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애스턴 빌라의 러브콜을 받는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이강인은 경기 후 경기장을 찾은 한국 팬과 사진을 찍으며 팬 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귀가하는 중 자신을 기다리는 팬을 발견하자 차에서 내려 무려 한 시간 가량을 함께했다. 피로한 상황에서도 친절한 태도로 스페인까지 찾아준 팬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마요르카까지 어려운 발걸음을 한 팬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긴 채 퇴장했다.

이강인은 박지성, 손흥민을 잇는 차세대 아이콘으로 기대를 모은다. 유년 시절 ‘슛돌이’로 주목받았던 그는 착실하게 성장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월드컵을 통해 다시 한 번 인기를 얻고 있는데 실력뿐 아니라 팬을 대하는 자세도 박수를 받고 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