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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가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첫 날 타격 훈련에 임하고 있다. 애리조나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그렇게 보셨나요? 그럼 일단 성공이네요.”

“바뀐 타격폼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취재진의 말에 ‘어떻게 보셨나요?’라고 바로 평가를 부탁했다. “손이 많이 내려갔고 많이 간결해진 것 같다. 그러면서도 타구가 괜찮은 것 같다”고 하니 만족스러운 듯 “그렇게 보셨나요? 그럼 일단 성공이네요”라며 미소지었다.

키움 이정후(25)가 비시즌없이 땀흘렸던 결과물을 펼쳐보였다. 보다 간결하고 빠르게 배트를 내면서 특유의 타격 준비 자세를 지워버렸다. 빠른 공에 대응하기 위해 과감하게 변화를 선택했다.

이정후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에서 스프링캠프 첫 날 훈련에 임했다. 캠프 일정상으로는 첫 날이지만 훈련은 이미 돌입했다. 시상식으로 정신없었던 한겨울에도 변화를 구상했고 1월초부터 미국 LA에서 맹훈련에 들어갔다.

이정후는 “최대한 편하고 간결하게 치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여러가지를 시도했는데 이제 좀 적립이 된 느낌이다. 이제부터는 이 폼으로 꾸준히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변화를 택한 이유에 대해 “투수가 던진 공들은 정말 무시무시하게 날아온다. 구속이 145, 150㎞ 이상이 넘어가면 특히 그렇다”면서 “결국 타자가 이기는 방법은 투수의 구속을 잘 이용하는 것이다. 그만큼 스윙이 이뤄지는 과정을 간결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빠른 공이라고 해도 간결하게 중심에 맞힐 수만 있다면 된다. 이러한 결론을 얻고 타격폼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언뜻 보면 이해할 수 없다. 이미 정상에 올랐다. 기존 타격폼을 고수해도 얼마든지 MVP 2연패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정후의 꿈은 더 높은 곳에 있다. 한국을 넘어 세계최고를 바라본다. 이정후는 “솔직히 똑같은 폼으로 또 잘할 자신은 있다. 그러나 내년을 생각하면 타격폼을 바꾸는 게 불가피할 것 같았다. 메이저리그에서 진출했을 때 적응하기 수월한 폼을 찾아야 하는데 미리 그 폼을 해보기로 했다. 지금 이 시기가 변화를 주기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이저리그(MLB) 프리퀄 시즌이다. 이미 2023시즌 후 MLB 도전을 확정지었다. MLB 최고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손잡았다. 이정후는 “2020년부터 보라스 코퍼레이션에서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당시에는 MLB 진출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MLB를 바라보기에는 실력이 부족했다”며 “그래도 보라스 코퍼레이션에서 계속 연락을 주시더라. 그래서 이번에 직접 보라스를 만났다. 최고 에이전트 아닌가. 이제 더 편하게 야구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말했다.

관건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다. 이정후는 페넌트레이스에 앞서 최고 수준의 국제대회인 WBC에 임한다. 바뀐 타격폼을 시험할 틈도 없이 곧바로 내일이 없는 승부에 임한다.

그래도 변화와 도전을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정후는 “솔직히 WBC 때문에 고민했다. 예전처럼 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치르고 시즌에 들어가면 바뀐 타격폼도 그만큼 적응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WBC부터 바로 해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WBC부터 결과가 잘 나오면 변화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오히려 더 좋을 수 있다고도 봤다. 일찍 미국에 온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고 남다른 비시즌을 계획한 이유를 털어놓았다.

올해 목표는 분명하다. WBC 호성적과 키움의 우승, 그리고 MVP를 응시한다. 이정후는 “무조건 팀이 먼저다. WBC도 그렇고 시즌도 그렇다. 특히 WBC는 단기전 아닌가. MLB 쇼케이스라는 생각은 전혀 없다. 번트 사인나면 번트 댈 것이고 주자가 있으면 진루타를 칠 것”이라며 “WBC에서 좋은 결과내고 시즌에 들어가서는 꼭 우승을 하고 싶다. 그리고 가능하면 MVP도 또 타고 싶다. 아시안게임이 있어서 어려울 수 있지만 그래도 타격왕 3연패는 반드시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LB 진출에 앞서 과제가 많고 목표점도 높다. 또 한 번의 대단한 시즌을 만들기 위해 위대한 도전에 나서는 이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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