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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박준범기자] “피 말리네요.”
한국전력 신영석(37)은 V리그 12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는 올시즌에도 블로킹과 속공 1위를 달릴 정도로 실력이 여전하다. 신영석은 1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한국전력과 남자부 경기에서 11득점, 공격 성공률 83.33%로 맹활약했다. 블로킹도 6개나 올렸다. 한국전력도 1~2세트를 내줬지만 이후 3~5세트를 모두 따내며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날 승리로 한국전력은 3위 우리카드(이하 승점 41)와 격차 없는 4위에 자리했다. 신영석은 경기 후 “1~2세트를 내주고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철우 형이 코트에 없으니까 책임감을 느끼려 했다”라며 “1세트에 맥없이 무너져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내가 먼저 뛰면서 분위기 바꾸려고 주도했다”고 돌아봤다.
한국전력은 한때 9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승승장구했다. 신영석은 “너무 답답했다. 나한테 너무 실망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린 뒤 “무서웠던 게 지는 것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 9연패를 처음 해봤는데 ‘큰일 나겠다’는 생각했다. 뭘 해도 안 풀렸다. 어느 순간, 어떤 계기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딱 풀리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큰 위기를 이겨냈기 때문에 앞으로 위기가 와도 돌파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올시즌 남자부는 치열한 3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리그 전체를 봤을 때 흥행 요소가 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피를 말린다고. “잠도 잘 못 잔다”고 토로한 신영석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다. 솔직히 많이 배우고 있다. 이럴 때 리더가 어떻게 팀을 이끌어야 하는지 배우고 있다. 그래도 철우 형과 중심을 잡으면서 버티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배구 흥행적인 측면에서는 좋은 것 같다. 재밌게 흐르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피를 말린디”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한국전력의 ‘봄 배구’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시즌 준플레이오프(PO)에 올라 우리카드를 꺾고 PO에 올랐다. 신영석은 “한국전력으로 이적하면서 봄 배구를 향한 열망이 컸다. 승점 1 차이로 봄 배구를 하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승점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8경기가 남아 있는데,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하려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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