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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오사카(일본)=황혜정기자] 하루 만에 달라졌다. 낯설었던 그라운드에 적응한 듯 호수비쇼를 펼쳤다. 그 중심에는 메이저리그(MLB) 키스톤 토미 에드먼과 김하성이 있었다. 그야말로 눈이 호강하는 특급 수비였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교세라 돔에서 일본 한신 타이거즈와 평가전에서 7-4로 승리했다. 무엇보다 수비가 빛난 경기였다. 지난 6일 오릭스전과 달리 단단한 내야수비를 앞세워 꾸준히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경기 초반부터 그랬다. 김하성과 박병호가 1회말 첫 아웃카운트를 합작했다. 이후에도 김하성은 2·3루간을 철통방어했고 박병호는 다소 어려운 송구를 침착하게 잡았다. 투수처럼 야수도 송구의 특징이 있는데 둘이 히어로즈 시절에도 호흡을 맞춘 게 대표팀에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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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에드먼의 수비는 오릭스전처럼 빛났다. 여유롭고 정확하게 타구를 잡고 송구했다. 5회말 다카야마의 까다로운 타구를 그림처럼 처리했다. 최정도 합세했다. 최정은 5회말 모리시타의 강습 타구를 한 번에 잡지는 못했으나 신속한 넥스트 플레이로 3루 땅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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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말에는 무엇이 MLB 특급 수비인지 김하성이 보여줬다. 첫 타자 사카모토의 깊은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낸 후 완벽한 원바운드 송구를 뿌렸다. 인조잔디의 특성을 활용, 일찍이 바운드 송구를 머릿속에 넣었고 송구는 정확하게 1루수 미트로 들어갔다.
상대의 마지막 추격을 저지한 순간도 내야진의 더블플레이였다. 8회말 무사만루에서 김원중이 스플리터로 땅볼을 유도했는데 교체 출전한 오지환과 김혜성이 6-4-3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사실상 이날 경기에 마침표가 찍힌 순간이었다. 9회말에는 최정이 파울라인 끝까지 타구를 쫓아가 두 번째 아웃을 만들었다.
양의지와 이지영 두 베테랑 포수의 리드도 뛰어났다. 양의지는 원태인의 결정구인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주문했다. 이지영은 8회말 김원중에게 결정구로 속구를 요구해 상대 타자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타석에 선 와타나베는 스플리터만 머릿속에 넣었다가 허무하게 김원중-이지영 배터리에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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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는 중요하다. 단기전에서는 특히 그렇다. 센터라인이 강하면 변수가 줄고 승리 흐름을 만든다. 이날 한국 내야진이 그랬다. 전날 실책 악몽에서 신속히 탈출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포수들도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도쿄돔에서 이 모습을 이어간다면 2006 WBC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 그리고 2009 WBC와 같은 호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당시도 한국은 단단한 수비를 앞세워 강팀들을 꺾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