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제주=강예진기자] “병역 문제는 어떻게?”. “종교는?.”

온갖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만큼 신중하게 선수를 선발하려는 감독들의 의지가 돋보였다.

20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2일 차인 26일. 오전 10시부터 제주 썬호텔에서 선수들의 메디컬 체크 및 감독과 선수 간의 면담이 진행됐다.

선수들은 3개의 조로 나뉘었다. 몽골과 일본, 말레이시아 선수가 A조에 묶였고, 필리핀과 홍콩, 인도네시아, 태국이 B조, 대만 선수들이 C조에 편성됐다.

인터뷰는 마치 ‘면접장’과도 같은 분위기였다. 각 구단 감독들과 스태프들은 배구 구력이나 종교 등의 사소한 질문부터, 병역문제와 의사소통 여부 등의 각양각색의 질문으로 궁금증을 풀었다.

선수들은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임하는 모습이었다.

가장 귀를 쫑긋 세우게 한 건 ‘병역 문제’와 ‘대표팀 차출’이었다. 이번시즌 처음으로 시행하는 아시아쿼터에서 재계약 횟수는 제한이 없다. 뽑힌 선수와 마음이 맞는다면 계속 동행할 수 있기에 구단 입장에서는 그 선수를 포함해 추후 몇 년의 시즌 구상을 할 수도 있다. 또 시즌 도중 대표팀에 차출되는 상황 등을 사전에 대비하려는 의도가 담긴 질문이었다.

한 감독은 마음에 둔 선수에게 질문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그 선수가 대답을 할 때면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를 적기도 했다.

인터뷰장이 갑자기 영어 면접장으로 바뀌기도 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영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있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팀을 어떻게 돕고 싶은지”에 대한 답을 영어로 요구했다.

이에 1순위 지명 유력 후보인 몽골의 바야르사이한은 한국어는 물론 유창한 영어 실력까지 뽐냈다. 옆에 앉은 몽골 선수의 통역을 돕기도 했다. 에디 역시 짧지만 영어로 자신을 어필했다. 토미 감독은 에디에게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스파이커 중 어떤 포지션으로 우승을 하고 싶냐”고 물었고, 에디는 “아포짓”이라며 당차게 답하기도 했다.

영어가 미숙하다고 했던 일본의 타카히코 이마무라(아웃사이드 히터)는 일어서서 부족하지만 V리그서 뛰고 싶은 열망을 담아 영어로 열심히 답해,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면담은 2시간가량 이어졌는데, 관심 있는 선수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한 감독들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