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왕십리=황혜정기자] 여자야구 대표팀 투수 김보미(34)는 대전 둔산중학교 체육교사다.

주중에는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주말엔 대표팀 훈련에 참석한다. 바쁜 와중에 오는 21일부터 홍콩에서 열리는 ‘2023년도 여자야구 아시안컵(BFA)’에 출전한다.

김 교사는 “한국여자야구연맹(WBAK)에서 내가 일하고 있는 학교로 공문을 보내오면 학교에서 잠시 수업을 맡아줄 대체 교사를 구해줄 예정”이라고 했다.

어느덧 교직 생활 10년 차 베테랑 교사다. 알음알음 학생들도 그가 여자야구 국가대표인 것을 알고있다.

학생들은 그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며 야구에 대해 관심을 갖기도 한다. 김 교사는 “몇몇 아이들이 야구 가르쳐 달라며 온다. 그러면 못 이기는 척 캐치볼 하는 법을 알려준다”고 밝혔다.

김보미는 이번 대표팀에서 투수 최선참이다. 그는 “2015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 난 에이스가 아니었다. 막내였고 믿고 쓸 수 있는 투수가 아니었다. 스스로 아쉬움도 많아 계속 도전했고, 어느새 내가 선참이 됐다”며 “막 대표팀에 들어온 동생들에게 내 경험을 많이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오랜 기간 대표팀을 지키며 여자야구의 성장을 지켜봤다. 올해는 자신감이 넘친다. 김보미는 “올해 대표팀은 특히나 어릴 때부터 리틀야구에서 차근차근 기초를 밟아온 친구들이 많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실력이 뛰어나다. 경험만 생긴다면 충분히 세계 강국들이랑 해볼 만하다”며 미소지었다.

목표는 아시안컵 입상이다. 그러면 세계야구월드컵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김보미는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이고 성장가능성도 높다. 동료들과 3위 이내 들어 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해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꼭 세계야구월드컵 무대를 함께 경험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은퇴 할 겁니다.” 김보미는 대표팀 은퇴도 고민중이다. 그래서 이번 아시안컵은 그의 라스트 댄스가 될 수 있다. 과연 마지막 국제대회에서 활짝 웃을 수 있을까. 믿음의 시선으로 지켜봄 직하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