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런던=김민규기자]국제대회에서 한국과 중국의 강세가 여전하다. 이변이 없는 한 지난해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이어 올해도 한중 간 자존심 대결로 좁혀질 공산이 커 보인다. 중국의 빌리빌리 게이밍이 유럽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G2 e스포츠를 집으로 돌려보내며 다음 라운드에 선착했다. 젠지가 북미의 클라우드9(C9)를 제압한 후 다음 상대가 바로 빌리빌리 게이밍.

빌리빌리 게이밍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3’ 브래킷스테이지 G2와의 패자전 2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패자전 3라운드에 먼저 진출한 빌리빌리 게이밍은 젠지와 C9의 승자와 19일 맞붙게 된다.

이날 빌리빌리 게이밍은 1세트를 손쉽게 가져갔다. 그러나 2세트 경기 내내 G2를 압도하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한 순간에 역전을 허용하면서 승부는 1-1 동점이 됐다. 3세트에선 2세트와 정반대의 경기 양상이 펼쳐졌다. 2세트 승리로 기세를 탄 G2가 시종일관 주도권을 잡으며 앞서 나갔지만 36분경 미드 지역에서 열린 대규모 교전에서 빌리빌리 게이밍이 한타 집중력을 발휘하며 에이스를 띄웠고 그대로 역전승을 거뒀다.

빌리빌리 게이밍으로선 다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반면 G2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빌리빌리 게이밍이 승리를 확정지은 4세트 행운까지 따랐다. 4세트 초반 G2가 공격 속도를 올리며 선취점에 이어 추가 킬까지 올리며 앞서나갔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빌리빌리 게이밍의 서포터 ‘뤼마오’ 쭤밍하오가 게임 내 체력회복 아이템인 비스킷을 먹었는데 적용되지 않으면서 경기 중단을 요청한 것. 문제점을 해결한 후 약 30분간 중단됐던 경기가 재개되자마자 빌리빌리 게이밍이 킬을 올리며 맹추격했고 이때부터 자신들만의 시간을 만들었다. 이후 열린 교전에서 연승을 거둔 빌리빌리 게이밍은 천천히 G2를 압박해 들어갔다. 28분경 두 팀의 골드 격차는 1만 이상 벌어졌다. 승기를 잡은 빌리빌리 게이밍은 29분경 용 앞 교전에서 에이스를 띄웠고 그대로 G2 본진으로 진격해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한국의 1번 시드, 젠지의 시간이다. 젠지가 결승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선 반드시 C9를 제압해야 하는 상황. 상대전적에선 젠지가 C9에 4승1패(세트기준)로 우위에 있다. 전문가 예상에서도 젠지의 압승이 점쳐지고 있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C9 역시 북미 지역의 강자로 군림해왔기 때문. 이제 결승을 향한 첫 번째 관문이다. C9을 잡고 빌리빌리 게이밍을 넘으면 징동 게이밍이나 T1이 기다리고 있다. 결승까지 세 번의 관문을 넘어야 하는 셈. 젠지가 C9를 집으로 돌려보내며 다가올 ‘한중’간 자존심 대결에서도 웃으며 결승을 향한 진격을 멈추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