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스티븐 제라드를 사령탑으로 선임한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프로축구 알 이티파크가 ‘빅네임’ 영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영입 1순위로 거론되는 건 빅리그에서 부상, 부진으로 신음하는 브라질 미드필더 필리페 쿠티뉴(32)다.

4일(한국시간) 미국 ‘CBS스포츠’,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 주요 외신은 ‘알 이티파크가 현재 쿠티뉴와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18년 1월 리버풀에서 뛰다가 1억4500만 유로(2067억 원)의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기록하며 FC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쿠티뉴는 라 리가 적응에 실패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임대를 떠나는 등 주전 확보에 실패하면서 방출 명단에 올랐다.

그때 쿠티뉴를 살려준 건 제라드 감독이다. 2021~2022시즌 제라드 감독이 부임한 애스턴 빌라에 임대 이적하면서 부활 가능성(19경기 5골)을 보인 뒤 2022년 5월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2~2023시즌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경기를 뛰었지만 1골에 그쳤다. 3월 이후엔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제라드 감독이 시즌 도중 경질된 뒤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제라드와 쿠티뉴가 과연 사우디 땅에서 재회할 것인가. ‘CBS스포츠’에 따르면 알 이티파크는 쿠티뉴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애스턴 빌라도 쿠티뉴와 계약 기간이 1년 남았는데 매각을 환영하는 모양새다. 다만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쿠티뉴가 알 이티파크의 영입 1순위는 맞지만, 노팅엄에서 방출된 제시 린가드와 사디오 마네(바이에른 뮌헨) 등 빅리그에서 자리잡지 못한 재능도 영입 리스트에 올려놨다.

사우디 리그는 ‘빅4(알 이티하드.알 아흘리.알 나스르.알 힐랄)’가 최근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지배권을 쥐고 빅네임을 사들이는 데 한창이다. 지난 겨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를 시작으로 올 여름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이상 알 이티하드) 등 여러 유명 선수가 사우디에 진출했다.

알 이티파크는 국부펀드와 연결된 ‘빅4’에 속하진 않지만 올 여름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라드 감독 선임으로 기틀을 마련했고 이제 선수단에 유명 선수를 심으려는 계획이다.

특히 제라드 감독은 지난 6월 사우디 리그 제안을 거절한 적이 있는데, ‘오일 머니’의 힘은 무서웠다.

칼리드 알 다발 알 이티파크 회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제라드의 존재는 우리 리그의 비약적인 도약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알이티파크는 지난 시즌 사우디아라비아리그에서 16개 팀 가운데 7위에 머물렀다.

제라드는 지난해 10월 아스톤 빌라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백수였다. 리버풀의 ‘리빙 레전드’인 그는 지난 2016년 선수생활을 마친 뒤 스코틀랜드 레인저스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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