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지난달 8일 신세계(대표 손영식)는 계열사들과 통합해 유료 멤버십 시스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론칭했다. 그러나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라는 화려한 포문을 연 것과 달리, 불편한 혜택 변경에 낮은 적립액 등 기대 이하라는 사용자 불평과 불만이 속출되고 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첫 출범 당시, 타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핵심 경쟁력이 다소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쿠팡은 ‘로켓배송’, 네이버는 ‘네이버 페이 적립’이 있지만,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무수히 많은 혜택만을 제시할 뿐 딱 맞아떨어지는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것이다.

론칭 한 달이 지난 지금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이러한 평가가 틀렸다는 것에 아직 방증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화려한 출범과 달리 미미한 성장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매달 변경되는 혜택, 낮은 포인트 적립액 대비 연회비는 3만원

유료 멤버십 론칭 공개 당시 이마트 강희석 대표, SSG 이인영 대표, G마켓 전항일 대표가 함께 총출동했다. 이 세 대표는 신세계, G마켓, SSG닷컴,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6개 계열사를 묶은 통합 멤버십의 구체적 혜택을 공개했다.

이들이 야심 차게 공개한 유료 멤버심 혜택은 연회비 3만원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6개 계열사의 적립과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6개 중 어디로 가입해도 3만원 상당 적립금이나 음료 쿠폰 등으로 환급해주고 어디서든 5% 할인해주니, 혜택을 모두 받으면 1년 200만원 이상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매달 변경되는 혜택과 낮은 포인트 적립액은 고객들을 하나로 엮어줄 매개체가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매할 시 어떤 혜택을 얼마나 몇 % 적립되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구매하는 그 순간의 할인 혜택과 무료배송, 익일배송 등이 요즘 소비자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

또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에 가입하려면 연회비 ‘3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유료 멤버십의 경우 구독 비용을 낮춰 초기 이용자들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쿠팡도 최초 와우멤버십 구독료는 당시 2900원이었다. 현재 쿠팡 와우 멤버십 구독료는 월 4990원으로 연회비로 비교하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더 저렴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당장 지급해야 하는 돈이 3만원인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선 지급, 후 가입’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입 후 해지율을 낮추고, 가입은 돼 있지만 혜택 이용은 하지 않는 비활성 고객으로 인한 일부 수익 보전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신세계의 무리한 접근 방식과 복잡한 혜택 과정이 과연 장기적인 고객 보존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23만원 할인받기 위해, 한 달 약 300만원 쇼핑해야

이마트 강희석 대표의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잘 쓰면 연봉이 5%쯤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라는 발언도 논란이 됐다. 강희석 대표의 발언을 수치로 계산했을 때 연봉 4000만원인 직장인이 월급을 모두 사용해야 최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봉 4000만원의 실수령액은 294만5763원이다. 연봉 4000만원 기준으로 5%에 달하는 금액은 연간 200만원 이상이다.

매달 변경되는 혜택과 포인트 적립 등을 제외하고 받을 수 있는 할인액은 매달 약 23만원이라면, 23만원을 할인받기 위해 고객은 한 달에 약 300만원을 사용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제시한 혜택을 받으려면 연봉 4000만원인 직장인이 멤버십으로 월급을 다 소진해야 23만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어불성설(語不成說)에 해당한다.

강희석 대표의 발언은 소비자들을 매우 당황케 했다. 한 소비자는 소비자 ‘1년 내내 신세계에서 쇼핑만 할 것도 아닌데 언제 저 혜택을 다 받냐’, ‘일반인 직장 연봉에 이를 빗대어 말한 것은 너무 터무니없는 발언이다’라는 의견들이 난무하다. 정작 연봉 상승 발언의 강희석 대표 연봉은 23억원이다.

또 신세계는 오프라인 계열사를 멤버십에 추가하면서 온라인 혜택을 축소했다.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 월 2회 무료배송 서비스는 사라지고, 가입 시 제공됐던 3만5000원 포인트는 3만원으로 감소했다. 무료배송 서비스는 특정 상품을 구매해야지만 배송비가 붙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대대적인 멤버십 홍보 대비 복잡하게 매달 변경되는 혜택과 0.1%라는 낮은 적립액, 강희석 대표가 경기침체, 고금리, 고연봉보다는 저연봉 일반 직장인들이 다수인 일반 소비자들에게 ‘연봉 상승’과 빗댄 발언은 경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마트와 신세계 모두 멤버십 출범 지난달보다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 지난달 총매출액은 1조2800억원으로 지난 5월 대비 4.6% 감소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해도 2.3% 줄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 총매출액은 3900억원으로 지난달 대비 11.0%,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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