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상승’ 흐름을 잊지 못하고 제자리걸음 했다.

남기일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지난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 0-1로 패했다. 승점을 챙기지 못한 제주(승점 34)는 9위 제자리걸음 했다. 10위 수원FC(승점 26)와 격차는 승점 8로 줄었다.

제주는 지난 26라운드에서 수원FC(3-0 승)전을 통해 10경기 무승(4무6패) 고리를 끊어냈다. 하지만 강등권 싸움을 하는 수원에 그야말로 일격을 당했다. 제주는 12개의 슛, 5개의 유효 슛을 기록했지만 끝내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여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 제주의 위치적인 특수성으로 홈~원정을 비행기와 버스로 오가야 하는 일정이 소화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제주는 올시즌에도 어김없이 여름 하락세를 겪었다. 10경기 무승 기간을 겪었는데, 이를 탈피한 뒤 연승으로 잇지도 못했다.

제주는 5월에 치른 5경기에서 4승1무로 승점 13을 쓸어 담았다. 2위권 경쟁에 뛰어드는 듯했다. 하지만 6월부터 하락세를 걸었다. 제주는 6월에 2무2패, 7월에 1무3패를 기록하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8월 3경기에서도 1승1무1패를 기록 중이다.

다행인 건 여전히 중위권 격차는 크지 않다. 파이널A(6강) 마지노선인 6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7)와는 1경기 차에 불과하다. 4위 FC서울(승점 39)과도 2경기 차가 채 나지 않는다. 제주가 5월처럼 연승이나 무패 행진을 달린다면 순식간에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범위다.

현재 상황에서 제주의 현실적인 목표는 파이널A 진입이다. 파이널A 진출 팀은 결국 33라운드까지 치러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파이널 라운드까지는 6경기가 남았다. 그렇다고 해도 제주의 목표가 파이널A 진출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제주는 K리그1 무대로 다시 올라온 뒤 2년 연속 파이널A에 포함됐다. 2021시즌에는 4위, 지난시즌엔 5위에 올랐다. 하지만 목표로 내세웠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은 따내지 못했다. 올시즌에도 ACL 진출권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 흐름으로는 쉽지 않다. 물론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에 올라 있는 제주가 우승을 통해 ACL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제주는 2021년과 2022년 선수단 연봉 지출에서 모두 3위를 차지했다. 올시즌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에 인색하지 않은 구단 중 하나다. ‘양강’ 구도를 무너뜨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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