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아시아쿼터 도입은 V리그 남자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23~2024시즌은 V리그에서 처음으로 아시아쿼터가 등장하는 시즌이다. 비시즌 트라이아웃을 통해 7개 구단이 각자의 필요와 취향에 맞는 아시아쿼터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1순위로 뽑힌 에디(삼성화재)를 시작으로 이가 료헤이(한국전력), 마크 에스페호(대한항공), 바야르사이한 밧수(OK금융그룹), 차이페이창(현대캐피탈), 리우훙민(KB손해보험), 오타케 잇세이(우리카드) 등이 지명을 받았다.
국적으로 따지면 일본(료헤이, 잇세이)과 몽골(에디, 바야르사이한), 대만(차이페이창, 리우훙민) 출신이 각각 2명씩이고, 에스페호는 유일한 필리핀 선수다.
아시아쿼터를 향한 기대감은 크다. 트라이아웃 참가자들의 실력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비시즌 훈련을 통해 능력을 더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대부분의 팀이 새 시즌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정체되어 있는 국내 선수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리그의 질 향상을 견인할 요소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아시아쿼터 도입은 공격력과 높이, 힘을 더할 수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11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관계자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리베로를 품은 한국전력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대부분 공격수를 영입했기 때문에 공격 쪽에서 다양한 조합과 카드를 확보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삼성화재 세터 노재욱은 “아시아쿼터 도입을 통해 우리도 그렇고 다른 팀들도 더 강한 공격력을 보여줄 것 같다. 이번시즌에는 전체적으로 힘이 넘치는 경기를 하게 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가장 큰 기대를 받는 선수는 유일하게 리베로 포지션인 료헤이다. 료헤이는 일본 구단 파나소닉 팬더스에서 오랜 기간 뛴 선수로 수비 보강이 필요한 팀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전력과 연습경기를 해본 많은 감독, 선수들의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대한항공과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등이 새 시즌 가장 기대되는 외국인 선수로 지목받았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아무래도 연습경기를 보셔서 그런 것 같다. 아직 보여줄 게 더 있다”라며 료헤이에 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료헤이는 “ 한국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한국에 와서 서브를 받아보니 서브를 강하게 힘이 실려 있어 힘들었다. 외국인 선수들도 그런 부분이 좋다. 일본에서 서브를 받으면 섬세하게 숏서브가 많이 온다. 다른 점이 있다”라며 한국 배구에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흥미로운 대결 구도도 있다. 몽골 출신의 두 선수다. 바야르사이한은 인하대, 에디는 성균관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많이 부딪히며 경쟁한 사이다. 아시아쿼터 도입을 통해 나란히 V리그 무대에 입성했고, 다시 한번 라이벌로 싸우게 됐다. 바야르사이한은 미들블로커로 활약할 예정이고, 에디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주로 뛰다 상황에 따라 미들블로커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한국말이 유창하고 한국 문화도 잘 알아 무난하게 적응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에디는 “바야르사이한은 대학 때부터 라이벌이었다. 자주 상대해본 선수”라며 맞대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바야르사이한은 “에디는 힘이 좋은데 나보다는 머리가 나쁘다”라는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새 시즌에 다치지 않고 좋은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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