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탓일까. 베테랑의 마음도 조급해 보였다.
KIA 김선빈이 좀처럼 하지 않던 실수로 자칫 크게 부상할 뻔했다. 경기를 못치를 정도로 다친 건 아니어서 놀란 가슴은 일단 쓸어내렸다. 하지만 선취점을 내준 탓에 수세에 몰리게 됐다.
상황은 이랬다. 깜짝 선발등판한 KIA 김건국이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원정경기에서 3회 2사까지 아웃카운트 8개를 퍼펙트로 막아냈다. 팽팽한 0의 흐름은 9번타자 허경민에게 볼넷을 내준 뒤 살짝 균열이 생겼다.
2사 1루에서 리드오프로 나선 정수빈과 대결했는데, 1볼 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포크볼이 중전 안타가 됐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잘 떨어져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궤적이었지만, 베테랑인 정수빈의 대응이 한 수 위였다. 마치 골프 스윙의 칩샷하는 것처럼 가볍게 맞힌 공이 중견수 김호령의 전력질주에도 닿지 않는 곳에 떨어졌다.
1,2루 위기에서 조수행을 맞은 김건국은 초구를 속구로 선택했다. 포크볼을 안타로 연결하는 모습을 본 조수행은 반박자 빠른 스윙으로 맞대응. 빠른 타구가 1, 2루를 향했다. 빠른 타이밍에 맞다보니 ‘빨랫줄 타구’라고 판단한 김선빈은 급히 몸을 던졌다. 하지만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지 않았는지, 김선빈이 예측한 것보다 타구가 느렸다.
몸은 이미 던졌는데, 타구가 도달하지 않은 애매한 상황. 자칫 다이빙으로 내민 글러브가 아닌 얼굴이나 가슴에 타구를 맞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다행히 오른손으로 타구를 막아내 큰 부상은 피했다.
하지만 김선빈의 손을 맞은 타구는 1루측 익사이팅존까지 굴렀고, 2루에 있던 허경민은 사력을 다해 홈으로 달려왔다. 선취점을 빼앗겼다.
1루쪽 파울 선상 뒤쪽에 앉아 고통을 호소한 김선빈은 트레이너로부터 치료를 받고 그라운드로 돌아갔다. 그러나 2사 1,3루에서 호세 로하스에게 초구를 던질 때 런 앤드 히트 작전이 걸렸고, 타구는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졌다. 선행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3점 차로 벌어졌다.
침착하고 냉정했더라면 실점없이 이닝을 끝낼 수 있는 타구였다. 조수행의 반응속도가 빨랐고, 배트에 맞은 타구가 출발하는 속도도 느리지 않았지만, 다이빙 캐치를 시도해야 할만큼 총알타구는 아니었다. 이 수비 하나가 팽팽하던 공기를 바꿔놓았다.
김선빈은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2루수의 점프 캐치를 살짝 넘어가는 우전안타로 실수만회에 나섰다. 소크라테스 브리토 타석 때 견제 실수로 2루에 안착한 김선빈은 소크라테스의 좌전안타 때 3루에 도달했다. 무사 1,3루에서 이우성의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득점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곰과 호랑이의 외나무다리 혈투 열기가 무르익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