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장첸’ 같은 캐릭터를 만나고 싶었는데 김명준으로 인생캐릭터를 갱신할 수 있어 기쁩니다.”
배우 윤계상은 개봉 6년이 지난 영화 ‘범죄도시’(2017)의 장첸 캐릭터가 계속 언급되는 것에 대해 배우로서 기쁨을 드러냈다. 더불어 최근 방송 중인 ENA 드라마 ‘유괴의 날’의 김명준 역으로 새로운 인생캐릭터가 생겼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해연 작가의 동명소설이 원작인 ‘유괴의 날’은 어설픈 유괴범 명준과 11세 천재 소녀 로희(유나 분)의 특별한 공조를 담은 코믹 스릴러물이다. 윤계상이 연기한 명준은 딸 희애(최은우 분)의 치료비를 위해 전처 혜은(김신록 분)의 설계 하에 로희를 유괴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살해 용의자로 쫓기는, 어수룩한 면이 특징이다.
“악당인 장첸과는 상반된, 명준의 어설픈 모습을 보고 제가 인생캐릭터를 갱신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명준은 가족애와 부성애가 남다른 인물이죠. 그래서 로희와 함께 하는 케미가 이 드라마의 핵심이라 생각하고 집중했습니다. 다른 것보다 액션이 어려웠습니다. 대본에서는 명준이가 해결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러면 어설픈 느낌이 없어질 거 같아 고민이 많았습니다.”
윤계상은 2% 부족한 명준의 어수룩한 면모와 코믹함을 살리기 위해 10㎏을 증량했다. 평소 깔끔하고 댄디한 이미지를 추구했던 것과 달리 과거 온라인에서 회자된 자신의 단발머리 공항패션에서 이미지를 빌려왔다.
“캐릭터가 시각적으로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첸은 가만히 있어도 두려워 보이는 인상이었죠. 명준은 보자마자 ‘허술하다, 더러워보인다’는 생각이 드는 이미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세수도 안할 것 같은 인상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때 떠오른 게 제가 단발머리로 찍혔던 ‘공항패션’이었습니다. 배우로서 도전하기 어려운 캐릭터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윤계상과 특별한 케미를 선보인 아역 유나는 5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천재 소녀 로희 역에 섭외돼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유나는 정말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라며 “자신이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명확히 알아서 ‘나는 저 때 어땠지?’라고 생각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심지어 로희는 극중에서 명준의 보호자 역할까지 도맡곤 했다.
“아이가 어른의 보호자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만 로희에게는 ‘천재’라는 설정이 있으니 수긍할 수 있었습니다. 연기를 하기 전부터 감독님과 유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조율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특히 로희의 천재성이 두드러지는 것이 중요해 아이를 높이고 저를 낮추면서 더 천재로 보이게 했습니다. 그래서 명준이는 대본보다 조금 더 바보가 됐습니다.”
1999년 그룹 지오디(g.o.d)로 데뷔한 윤계상은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2004)를 통해 연기자로 전업했다. 이후 드라마 ‘최고의 사랑’(2011), ‘굿 와이프’(2016), 영화 ‘범죄도시’까지 배우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제가 첫 영화를 찍었을 때 한 동료가 ‘무채색 같은 얼굴이 큰 도움이 될 거다’라고 조언해준 적 있었어요. 아마 적당한 얼굴과 몸매를 가져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연기를 하면서 한계를 느낄 때마다 솔직해지려고 합니다. 감독님과 동료 간 대화를 통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장첸도 진선규, 김성균 배우와 소통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룹 지오디로 활동한 이력은 그에게 마음의 고향이자 안식처가 됐다. 그는 지난 9월 KBS 대기획 ‘ㅇㅁㄷ 지오디’ 콘서트를 통해 전국 시청자들을 만났고 올해 말까지 서울, 대구, 부산에서 지오디로 팬지(지오디 공식 팬덤 ‘팬 지오디’의 줄임말)를 만난다.
“지오디로 팬들을 만나면 보내주시는 성원에 매번 놀랍니다. 저희가 매년 신곡을 내는 것도 아닌데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이 있어 무대가 만들어지는 거 같습니다. 그러나 예전과는 다르게 공연마다 춤을 하나씩 빼고 있습니다. 연습을 할 때마다 다치고 있어 예전에 쭈니형(박준형의 애칭)이 어떻게 무대를 했는지…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팬들께 하루라도 젊을 때 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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