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빨리 나가려고 합니다.”

한화 ‘홈런왕’ 노시환(23)이 최상의 한 해를 보냈다. 2022년 실패의 아픔을 완전히 털어냈다. 시즌 전부터 독하게 준비했고, 제대로 터졌다. 그리고 2024시즌을 바라본다.

노시환은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3루수 자리는 최정이 ‘터줏대감’으로 군림한 자리다. 8번이나 받았다. 3루수 역대 최다 수상을 노렸다. 그러나 노시환이 더 강했다. 수상 후 “최정 선배님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했다. 넘기 위해 달려왔다.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며 선배에 대한 예우를 보였다.

한화를 대표하는 거포 유망주 노시환은 2019년 데뷔 후 매년 성장했다. 그러나 2022년 115경기, 타율 0.281, 6홈런 59타점, OPS 0.737에 그쳤다. 특히 2021년 18홈런과 비교해 ⅓토막이 나고 말았다.

비시즌 절치부심했다. 살을 10㎏가량 감량했고, 경남고 대선배 이대호를 만나 타격포인트도 조정했다. 스프링캠프부터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시즌까지 이어졌다. 정규시즌 131경기,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OPS 0.929를 쐈다.

데뷔 첫 홈런왕 타이틀을 품었고, 타점왕도 차지했다. 리그에서 딱 한 명뿐인 30홈런 타자이면서 100타점 타자다. 안타 1~2개만 더 쳤으면 3할-30홈런-100타점까지 만들 뻔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준우승 등 국제대회에서도 성과를 냈다. 특히 APBC 후 일본 대표팀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노시환은 지금 일본에 와도 톱클래스다”며 호평을 남겼다.

이렇게 잘했으니 ‘보상’이 따라온다. 비시즌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달 27일 KBO 시상식을 시작으로 11일 골든글러브까지 2주 동안 바쁘게 움직였다. “수상소감이 고갈됐다. 매번 같은 말을 할 수는 없는데 큰일이다”며 행복한 고민도 털어놨다.

그렇게 바쁜 ‘시상식 행진’이 얼추 마무리됐다. 2023시즌이 진짜 끝나가는 셈이다. 그리고 노시환은 2024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노시환은 “좀 쉬고 싶다. 시상식 다니고, 결혼식도 있고 그래서 너무 바빴다. 어제는 하루에 축가도 두 번이나 했다. 야구선수가 아니라 가수 같다. 최근 계속 빡빡한 일상을 보냈는데, 이제는 조금 행복하게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쉰다고 했지만, 그래봐야 얼마 되지도 않는다. “12월말부터 시작한다. 스프링캠프도 조기에 들어갈 것이다. 개막이 일주일 빨라졌다. 팀 캠프지인 호주에 빨리 들어가서 몸을 만들고, 준비하겠다. 작년에도 일찍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종훈 선배님, 김태균 선배님을 이어 홈런왕 계보를 내가 받을 수 있게 하겠다. 영광스러운 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망주’ 틀을 깨고 마침내 리그 홈런왕이 됐다. ‘국가대표 4번 타자’ 소리도 들었다. 한 시즌으로 끝나면 안 된다. “내년이 더 중요하다”고 계속 강조했다. 바쁜 상황에서도 마냥 풀어지지 않고 있는 노시환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