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화문국악당서...3시간 10분 완창
이탈리아-프랑스 이어 새해 첫 무대
[스포츠서울 | 강동현 기자] 이탈리아·프랑스에서 ‘K국악’, ‘K판소리’ 무대로 또 다른 한류의 중심에 섰던 명창 김정민이 판소리 ‘흥보가’를 들고 국내 팬 앞에 선다.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이수자인 김정민은 오는 20일 오후 3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명창 김정민, 박록주제 박송희류 흥보가’ 스물세 번째 판소리 완창 공연으로 2024년 갑진년 새해의 문을 연다.
김정민은 故 박송희 명창의 제자이자 故 박록주 명창의 손제자로 판소리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흥보가’ 보유자인 명창 박송희에게서 ‘흥보가’와 ‘적벽가’를 사사했다.
김정민은 그동안 MBC, KBS, EBS 등에서 ‘우리소리 우습게 보지 마라’ 강연으로 국악을 알려왔다.
김정민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남원명인 명창대회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대학교 1학년 때 체코슬로바키아 세계연극제 모노드라마 부문 대상, 체코슬로바키아 세계 미인대회 대상 이스트 폴리타나상 수상, 미국 뉴욕 카네기홀과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공연으로 해외에 판소리를 알렸다. 대종상영화제 영화 ‘휘모리’ 신인여우상 수상, 제19회 송만갑 판소리 고수대회 판소리 명창부 대상 ‘대통령상’ 수상, 자랑스런 대한국민 문화예술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한국의 전통 판소리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완창 판소리에서도 독보적인 이력을 이어왔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판소리 ‘흥보가’ ‘적벽가’ 완창 공연을 22차례나 하면서 최단 기간 최다 공연으로 국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또한 한국인 최초로 오페라 본고장인 이탈리아 밀라노,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에서 판소리 완창 공연을 해 커튼콜을 네 번이나 받으며 현지 언론과 관객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 기세를 몰아 2022년 6월 이탈리아 3대 극장인 테아트로 달 베르메(Teatro dal Verme) 공연과 지난해 5월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 ‘판소리 4바탕 4대목’ 공연을 전석 매진하며 기염을 토했다.
사설 내용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 현지 관객 앞에서 일인 다역을 완벽히 소화해 내 모노드라마를 연상시키며 판소리는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깼다. 사설, 발림, 아니리만으로 문학적, 음악적, 예술적, 연극적 측면을 모두 선보인 김정민 명창의 공연은 관객을 내내 숨죽이고 보게 했고 자막과 김정민의 소리, 연기력만으로 울고 웃는 감동을 전달했다. 공연을 본 관객은 하나같이 “김정민은 오페라식 1인 전통 판소리의 거장이다. 그 이상 표현할 말이 없다”라고 평할 정도였다.
김정민은 현재 이탈리아 다큐멘터리 감독 레오나르도 치니에리 롬브로조의 러브콜을 받아 영화제 출품을 목적으로 판소리 일화 명창 김정민의 ‘오페라 솔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다.
한편, 명창 김정민의 동편제 박록주제 박송희류 흥보가는 19세기 전기 8명창으로 꼽히는 가왕 송흥록을 중심으로 전해지는 소리법제로 소리 자체를 통성으로 힘 있게 내질러 소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말의 끝을 분명하고 강하게 하며 사설의 부침새는 장단과 사설이 정박에 맞춰 부르는 ‘대마디 대장단’을 기본으로 한다. 동편제 흥보가는 송흥록-송만갑-김정문-박록주-박송희-김정민으로 이어지는 소리제다. dh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