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강예진 기자] 김승규(알샤밥)가 카타르 도하를 떠났다.
김승규는 23일 오전 2시05분 카타르 도하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소집됐던 그는 지난 18일 현지 팀 훈련 도중 오른쪽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는 부상 직후인 지난 20일 요르단과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것을 마지막으로 카타르를 떠나게 됐다.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김승규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카타르에 들어와 있던 매형과 누나, 조카가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자정이 다 된 시간 출국 수속을 마친 그는 휠체어를 타고 인사를 건넨 뒤 떠났다.
마중나온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나왔다. 정신적 지주인 손흥민이 휠체어를 끌고 나왔다. 매형과 누나, 조카도 함께 한국으로 향한다”고 전했다.
유독 아시안컵과 연이 없다. 이번 대회는 김승규의 통산 3번째 아시안컵이다. 첫 대회였던 2015 호주대회에서는 주로 벤치를 지켰다.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 체제에서 주전으로 도약한 그는 2019 아랍에미리트(UAE)대회 5경기를 소화하면서 2실점, 3경기 클린시트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팀은 카타르에 패하면서 ‘충격의 8강 탈락’으로 짐을 싸야 했다.
절치부심하며 4년을 기다린 카타르대회. 한국은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턴) 등 초호화 멤버를 구축해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하지만 김승규는 ‘불의의 부상’으로 중도에 짐을 싸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정말 슬프다. 그는 우리의 넘버원 골키퍼고, 1년 내내 너무 잘해줬다. 축구의 일부분이다. 대회에서는 어떤 부상이든 나올 수 있다.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했다.
동료 이재성 역시 “승규 형의 입장이 이해된다. 선수로서 부상이 얼마나 치명적인 지 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슬프다. 나 역시 지난 아시안컵에 뛰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이번에는 승규 형이 다쳐서 속상하다”면서 “동기부여를 갖고 승규 형의 몫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원동력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위로의 메시지를 건넸다.
김승규는 한국 귀국 후 곧바로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한편 KFA는 김승규의 빈자리에 김준홍(김천 상무)을 소집했다. 대체 발탁으로 인한 정식 선수가 아닌 ‘훈련 파트너’다. 선수 교체를 AFC에 요청할 수 있는 기한이 지났기 때문이다. KFA는 “대회 규정상 선수 교체 등록이 불가능하다. 23일 입국하는 김준홍은 경기 당일 테크니컬 시트기 아닌 관중석에 자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19일 축구대표팀 ‘수문장’ 김승규의 부상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18일 미니게임 도중 부상을 입었다. MRI 결과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다. 아시안컵 소집 해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