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지난 18일 삼성전자의 첫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4가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사전 예약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전문가들은 8년 만에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같은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공개 직후부터 삼성전자의 주가는 소폭 상승 흐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13% 상승한 7만5200원으로 마감했다.
이렇게 갤럭시S24가 삼성을 둘러싼 위기론을 잠재우고, 구조대가 되는 듯했지만 8만전자로 가는 길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3년 넘게 이어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선고 결과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선고 후 파장이 예상되면서 8만전자의 길목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또다시 미끄러질 위기다.
◇ 갤럭시S24 업고 8만전자 가는 듯했는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13년 만에 애플에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도 내어주고, 인텔에도 반도체 매출 1위를 내어주면 왕좌에서 내려와야 했다. 지난 9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는데 연결 기준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9%, 35.0%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쇼크로 지난해 말 8만전자 목전까지 왔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에만 9%가량 하락해 7만원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그런데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긴장감을 이어가던 삼성전자가 신작 갤럭시S24 시리즈로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2년간(2024~2025년) 삼성전자는 갤럭시S24를 기반으로 온디바이스 AI 폰 점유율 55%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온디바이스 AI 폰 글로벌 출하량은 삼성전자 주도 속에 연평균 83% 성장하고, 향후 4년간 누적 출하량이 11억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한 직후 주가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600원 오른 7만1600원에 개장해 지속 상승 중이다. 지난 22일 장 초반에는 7만5000원 선을 회복하고 전일 대비 1.20% 상승한 7만56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업황 회복 신호에 개인·외국인 투자자들이 폭풍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상승 기대감에 연초 이후 주가가 하락한 틈을 탄 것이다.
그러나 8만전자로 가는 길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5일, 3년 넘게 이어져 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재판 결론이 결정되면서 또 다른 변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 이재용 회장 사법리스크, 다시 7만전자 박스권에 갇히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부당합병’ 1심 선고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다음 달 5일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연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합병 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기 위해 그룹 참모 조직인 미전실 주도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자사주 집중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 각종 부정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검찰은 삼성물산 이사들을 배임 행위의 주체로, 이 회장을 지시 또는 공모자로 지목했다.
앞서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재판으로 1년 넘게 수감 된 바 있어, 삼성 내외부적으로도 이번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죄 판결 시 삼성은 장기간 이 회장의 경영 활동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사법리스크 족쇄에서 벗어나고, 최악의 ‘총수 부재’ 사태를 피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사법 리스크 장기화가 지속된다면, 현재 삼성전자 주가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재계의 한 전문가는 “결과에 따라 이 회장의 복귀와 경영 보폭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회장 사법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결 돼야 신사업, 신기술 투자, M&A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미래에 대비해 삼성도 지속 성장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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