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2’를 제작한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이 작품에 대한 애정과 함께 뒷이야기를 전했다.
21일 오전 영화 ‘인사이드 아웃2’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한국인 스태프인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 심현숙 애니메이터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두 사람은 극중 캐릭터들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맡았다.
‘인사이드 아웃’(2015)의 속편인 ‘인사이드 아웃2’는 사춘기에 접어든 미국 소녀 라일리의 내면을 ‘불안이’, ‘당황이’, ‘따분이’ 등 다양한 감정 캐릭터로 그려냈다. 13살이 된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의 낯선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깨지고 다시 시작된 위기와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 영화다.
김 애니메이터는 “애니메이터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픽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캐릭터에 대한 이해다”라며 캐릭터들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연기도 하고 많은 자료들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2’는 이번 주말 누적 관객 수 300만명을 넘어 400만 고지를 넘보고 있다. 2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사이드 아웃 2’는 전날 14만여명(매출액 점유율 71.1%)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인사이드 아웃2’는 개봉과 함께 정상에 올라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누적 관객 수는 263만6천여명이다. 이번 주말 3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흥행 기세로 미뤄 전편의 최종 관객 수(497만명)를 무난히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심 애니메이터는 “시즌1을 너무 좋게 봐주셔서 그 영화를 보고 자란 분들이 다시 봐주신 거 같다. 청소년을 기르고 있는 부모들도 많이 공감해주신 거 같다”고 흥행의 이유에 대해 자평했다. 김 애니메이터는 “애니메이션이 관객층이 넓다. ‘어른들은 이불킥을 한다’는 댓글을 봤다. 공감대를 끌어내려고 작업하며 많은 시도를 했는데 다행히 관객들이 잘 공감해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많은 성인 관객들의 공감을 일으킨 ‘불안이’ 캐릭터에 대해 심 애니메이터는 “제 주감정은 불안이였다. 저 역시도 너무나 긴장하는 성격인데 그게 나쁜 거 같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더 잘 준비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김 애니메이터는 “한국에서 대학 졸업하고 ‘뽀로로’. ‘미니특공대’ 등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다. 뭐든지 내가 좋아하는 걸 오래하다 보면 번아웃이 오게 되는데 저 역시도 한국에서 일하며 그런 적이 있었다”며 공감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로는 ‘기쁨이’를 꼽았다. 김 애니메이터는 “우울하고 소심해 질 때 마다 그럴수록 더 웃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지고 문제들이 가벼워지는 경험을 많이 했다. 웃음이나 기쁨을 생각했을 때 저에게 더 도움이 되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시즌3가 나온다면 새롭게 만들고 싶은 캐릭터로 김 애니메이터는 ‘공감이’를 이야기 했다. 그는 “해외에 나가서 살면서 언어도 다르고 표현의 한계도 있어서 외롭고 힘든 부분도 많았는데 다 달라도 사람 사이의 공감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심 애니메이터는 ‘참을성’을 꼽으며 “어른이 되면서 인내와 참을성을 요하는 부분이 많아지지 않나. 그 부분을 담고 싶다”고 말했다.
‘인사이드 아웃’의 새로운 시즌에 대한 관심도 높은 가운데 심 애니메이터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인사이드 아웃’이 굉장히 단단한 스토리를 가졌기 때문에 앞으로 나오는 스핀오프 등 작품들도 잘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 애니메이터는 “관객들이 사랑해주시면 좋은 스토리로 또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우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확실해지면 다시 관객들에게 찾아오지 않을까”하고 기대했다. jayee212@sportsseoul.com